伊눈사태 호텔, 생존 희망 '가물가물'…사망자 25명으로 늘어
실종자 4명…젠틸로니 총리 "늑장대응 등에 대해 책임 가릴 것"
(로마=연합뉴스) 현윤경 특파원 = 지난 18일 연속 강진으로 유발된 눈사태에 붕괴한 이탈리아 중부 산간 지방의 호텔의 사망자가 25명으로 증가했다.
이탈리아 구조 당국은 25일 오후 아브루초 주 파린돌라의 호텔 '리고피아노'의 잔햇더미에서 여성 1명의 시신을 추가로 발견했다고 밝혔다. 사고 당시 40명이 머문 것으로 확인된 이 호텔에서 사망한 사람은 이로써 25명으로 늘었다.
구조대는 아직 실종 상태에 있는 4명을 찾기 위해 수색 작업을 이어가고 있으나 지난 21일 이후 생존자가 더 이상 발견되지 않음에 따라 실종자들이 살아 있을 가능성은 거의 없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번 재난에서 구조된 사람은 어린이 투숙객 4명을 포함해 모두 11명이다.
구조가 막바지에 접어든 가운데 이번 눈사태에 대한 수사도 본격화하고 있다.
이탈리아 검찰은 희생자 친지 등이 제기하고 있는 '늑장 대응' 논란과 관련, 최초 신고가 구조 당국에 의해 묵살된 이유와 눈사태 이후 제설기 배치가 지연된 까닭 등을 조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또, 1970년대에 4성급 고급 호텔로 증축된 이 호텔의 인허가 과정에서 문제점이 없는지 등에 대해서도 들여다 보고 있다. 이탈리아 언론은 할리우드 스타 배우 조지 클루니가 다녀간 고급 호텔인 이곳이 과거 발생한 눈사태의 잔해 위에 건설됐다는 의혹을 제기한 바 있다.
파올로 젠틸로니 이탈리아 총리는 이날 국회 업무 보고에서 "어려운 조건에서도 목숨을 구하기 위해 최선을 다한 구조대가 자랑스럽다"면서도 "만약 늑장대응이나 책임질 일이 있다면 사법 당국의 조사로 밝혀져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젠틸로니 총리는 "정부는 향후 더 잘 하기 위해 필요한 진실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하지만 진실을 찾는 목적이 희생양을 찾거나 복수를 하기 위한 것이 되어서는 안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또 "지난 주 폭설 이후 17만7천 명이 정전을 겪은 원인에 대해서도 조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탈리아 정부는 이탈리아 중부 지역의 지진 구호와 재건 등의 용도로 40억 유로를 할당할 계획이다.
ykhyun14@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