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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난 학교건물 복구 장기화…화성 방교초 학부모 '분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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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난 학교건물 복구 장기화…화성 방교초 학부모 '분통'

개학해도 인근 학교서 이동수업…스프링클러 등 소방시설 의무설치 요구

(화성=연합뉴스) 이우성 기자 = "불에 탄 학교건물 복구가 개학해도 당장은 어려워 당분간 임시교실에서 수업이 이뤄질 텐데 그럼 급식 문제, 방과 후 수업, 돌보미 교실은 어떻게 운영될지 뻔하잖아요. 이러니 안심하고 학교를 보낼 수 있겠어요."

개교 보름 만에 본관 건물이 불에 타는 사고가 난 후 인근 중학교 유휴교실에서 이동수업을 하다가 방학에 들어갔던 경기도 화성시 방교초등학교는 개학한 후에도 당분간 이런 불편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사고가 발생한 지 한 달 보름이 지났지만 불탄 건물에 대한 안전진단 검사는 아직 마무리되지 않았다. 피해건물 복구 방식조차 결정되지 않아 학교 정상화 시기는 가늠할 수조차 없는 실정이다.

이 때문에 개학 직후 정상적인 학사 운영은 기대하기 어렵고 다음 달 10일로 예정된 1회 졸업식과 3월 초로 잡힌 입학식도 자칫하면 인근 중학교 교실에서 해야 할 처지다.

설 연휴를 이틀 앞둔 25일 찾은 이 학교 정문은 '외부인 출입금지'를 알리는 경고문이 붙은 채 닫혀 있었다.

화재로 탄 본관은 안전진단과 보수 등을 위해 파란색 가림막이 처져 있었다. 학교 안에는 내부 청소와 수리를 하려고 오가는 작업자들 몇 명만 눈에 띄었다.

본관은 얼핏 봐도 당분간 정상적인 학교 수업이 어려워 보였다.






방교 초교는 지난해 12월 16일 본관 왼쪽에 있는 급식실 건물에서 불이 나 4개 층 2천여㎡가 타 소방서 추산 9억여 원의 재산 피해를 내고 30여 분 만에 진화됐다.

아파트 입주가 한창인 동탄2신도시 26블록에 지난해 12월 1일 개교한 이 학교는 본관 건물이 'ㄱ'자로 형태로 이어져 있고 불이 난 곳은 'ㄱ'자 형태 중 한쪽 면 건물이다.

화재 당시 병설 유치원 원생 35명(정원 48명)과 학생 78명(정원 80명), 교직원 등이 모두 대피해 인명 피해는 없었다.

그러나 본관 건물이 4개 층 모두 불에 탔고 다른 쪽 건물인 후관은 주로 내부가 그을리는 피해를 봤다.

학교 측은 이 건물에서 정상적인 수업이 어렵다고 보고 건물피해가 모두 복구될 때까지 인근 방교중학교 유휴교실 9개(초등학교용 6개, 유치원용 3개)를 활용해 이동수업을 해왔다.

주변 아파트 입주가 절반도 안 된 탓에 사고 당시 전교생은 100명이 채 안 됐지만, 겨울방학 동안 이사를 온 주민이 늘면서 전입생도 증가해 이달 말 현재 학생 수는 200명을 넘어섰다.

화재 발생 한 달 보름이 지났지만, 피해건물에 대한 정밀 안전진단과 공기 질 검사는 아직도 진행 중이거나 시작조차 이뤄지지 않아 학교가 언제쯤 정상화될지 장담할 수 없다.

1차 안전진단은 지난 16∼19일 나흘간 이뤄졌고, 다음 달 초 1주일가량 학교건물에 대한 2차 안전진단이 이뤄질 예정이다.

학교 측은 4개 층 2천여㎡가 불에 탄 본관 건물과 달리 주로 그을림 피해를 본 후관 건물에서 수업이 가능한지 살피며 겨울방학 기간에 내부 청소와 수리를 병행해왔다.






학교 관계자는 "안전진단 검사결과가 나오면 결과에 따라 현 건물을 보강해 활용할지, 신축할지 논의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학교 측은 안전진단 후 이뤄질 시설물 보강복구 조치와 별개로 교실 내 공기 질 검사도 해 후관 건물에서 수업이 가능한 것으로 나오면 이르면 새 학기부터 이곳에서 수업할 방침이다.

학부모와 지역 주민들은 학생들의 안전이 담보되지 않으면 불이 났던 건물에서의 수업 재개는 용인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방교초교 비상대책위원회 대표 A(34) 씨는 "불이 난 건물이라 안심하고 학교 보내기 힘들어서 학부모와 주민들은 우선 개보수가 아닌 신축 교사를 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1차 안전진단에서 구획용 벽은 허물고 하중을 견디는 목적으로 설치한 내력벽은 그대로 사용하자는 의견이 나왔다고 들었는데 정확한 것은 2차 진단을 거쳐 최종 결과가 나와야 알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방교초교 비대위 측은 화재사고 시 재발 방지와 효과적인 대응을 위해 재난안전시설 시범학교로 지정해 스프링클러를 비롯한 소방시설을 의무설치할 것을 교육당국과 학교건물 공사 발주처인 한국토지주택공사(LH)에 요구하고 있으나 반영될지 의문이다.

이러한 비대위 측의 요구에 교육청과 LH는 비용 등 여러 문제를 들어 서로 책임을 미루는 모습을 보이기 때문이다.






비대위 대표 A씨는 "본관에 쳐놓은 가림막이 바람 불면 들썩거려 유해물질이 대기로 유입되는 느낌이 들고, 학교 출입통제가 제대로 안 돼 누구든지 마음만 먹으면 불이 났던 본관 건물로 드나들 수 있다"며 "사고 날 때도, 사고 후에도 안전불감증은 여전하다"고 비판했다.

그는 새 학기가 시작되면 방교중학교에서 공동 급식을 할지, 아니면 외부업체 도시락을 이용할지 등에 대한 검토가 필요하고 방과 후 수업, 돌보미 교실도 제대로 운영될지 알 수 없어 이래저래 걱정이 많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방교초교는 2월 2일 개학한 후 10일 졸업식 및 종업식을 하고 봄 방학에 들어간다. 새 학기는 3월 2일 시작한다.

gaonnuri@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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