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육군, '에이브럼스' 주력탱크 25년째 운영"…의회 보고서
예산 문제로 노후화 초래… 러ㆍ中 등 적대국은 최신형
트럼프 행정부, 501조 투입해 장비 등 현대화 추진키로
(서울=연합뉴스) 김선한 기자 = 미국 육군의 M1A2 에이브럼스 주력탱크가 실전에 배치된 지 25년이나 돼 미래전에서 성능을 제대로 발휘할지 의문이 제기됐다.
반면 러시아, 중국, 북한 등 적대국들은 점점 더 최신형 탱크들을 실전 배치, 큰 위협이 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미 의회조사국(CRS)은 18일(현지시간) 펴낸 보고서를 통해 주력탱크(MBT), 보병용 전투 장갑차, 자주포, 다연장 로켓포 등 미 육군이 일선에서 사용하는 지상전 장비 상당수가 1970년대에 개발돼 1980년대에 실전 배치된 노후 장비라고 밝혔다.
CRS가 러시아, 중국 등 주요 적대국들이 사용하는 유사 지상전 체계를 비교 분석하고 앞으로의 전투작전과 현대화에 끼치는 영향 등을 설명한 26쪽 분량의 보고서는 "미 육군이 주기적으로 지상전 주요 장비를 신기술로 개량해왔다"고 설명했다.
보고서는 "그러나 러시아와 중국 등 일부 적대국들은 최근 완전히 새로운 기술을 적용한 주요 장비를 개발해 배치했으며, 일부 장비는 미국을 훨씬 능가하는 신기술을 적용했다"고 강조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미 육군의 주력탱크로 120㎜ 주포를 장착한 에이브럼스는 1992년 배치된 것으로 대전차 미사일이나 대전차 로켓포(RPG) 등으로부터 보호하는 능동방어체계(APS)를 갖추지 못했다. 에이브럼스는 또 자동사격통제 체계를 갖추지 못해 탱크 병이 손으로 포탄을 장전해야 한다.
반면 러시아군의 주력탱크로 1995년 처음 도입된 T-90은 APS 체계와 포탄의 정확도와 발사속도가 빠른 '2A82-1M' 125㎜ 활강포를 주포로 채택했다. 물론 자동사격통제 체계도 구비했다.
특히 위협으로 등장한 것은 차세대 주력탱크로 양산단계에 접어든 T-14 아르마타 탱크다. 전자동 디지털 무인 포탑 차 형태에 자동사격통제 체계를 갖춘 아르마타는 컴퓨터 기술, 속도, 조작성능 등에서 기존의 T-90 탱크보다 훨씬 앞서며, 완전한 로봇 탱크로 진화할 수 있는 토대를 구축해 고폭탄두 장착 대전차 미사일 공격을 견딜 수 있는 게 특징이라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2012년 실전 배치된 중국의 '99형'(T-3000) 탱크도 125㎜ 활강포를 주포로 자동 사격통제와 APS 체계를 갖춘 것으로 나타났다.
독일도 120mm 활강포를 장착해 화력을 대폭 향상하고 모듈식 반응장갑과 지뢰 방호 능력 등 방어력도 크게 개선한 레오파르트 2A7 탱크를 작년에 본격적으로 실전 배치했다.
이에 따라 러시아, 중국 등 적대국은 물론이고 우방인 독일도 주력탱크에서는 상당 부분 미국을 앞섰다고 평가했다.
보고서는 미군이 2001년 아프가니스탄 침공작전 이후 이라크, 시리아 등에서 계속 전투를 하는 동안 러시아, 중국, 북한 등 다른 국가들은 군사기술 투자를 확대, 이 부문에서 미국과의 격차를 현저하게 줄였다고 강조했다.
보고서는 특히 미 육군이 '의욕적으로' 추진했던 지상전 장비 현대화계획의 실패가 이런 격차를 초래했다고 지적했다. 미 국방부가 2009년 취소한 '미래전 체계' 사업 계획이 대표적이다.
모두 1천600억 달러(186조6천억 원)를 투입해 에이브럼스 탱크, M-2 브래들리 보병전투 장갑차, M-109A6 팔라딘 곡사포 등을 교체하는 이 사업 계획은 6년간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예산 문제로 백지화됐다.
마크 밀리 미 육군 참모총장은 2011년 마련된 예산통제법에 따른 예산 삭감으로 전투 장비 현대화 대신 전투 준비태세에 주력하게 됐다면서, 올해도 이런 상황이 이어질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한편 새로 출범한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앞으로 5년 동안 4천300억 달러(501조4천700억 원)를 추가로 투입해 노후 장비 교체 등 현대화를 추진할 계획을 밝혔다.
shkim@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