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언론 "美TPP 탈퇴 후 무역마찰, 양국에 손해"…연일 유화기조
환구망 "트럼프 반격 경계", 인민일보 "무역전쟁 발발시 양국 피해"
(베이징=연합뉴스) 김진방 특파원 = 미국 '트럼프 대통령 행정부'의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탈퇴 선언으로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자유무역협정에서 중국 역할이 커진 가운데 중국 매체들이 이런 상황이 마냥 좋아할 만한 일이 아니라는 의견을 내놓았다.
중국 관영 환구망(環球網)은 사설을 통해 "미국은 TPP 탈퇴 이후 양자 간 무역협정을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며 "양자 간 경제무역문제에서 미국이 가장 많이 거론하는 대상이 중국이기 때문에 무역마찰이 일어날 가능성이 크다"고 25일 보도했다.
환구망은 이어 "미국은 중국과의 무역이 가장 불공평하다고 여긴다"며 양안 문제와 남중국해 문제 등 모든 수단을 동원해 무역 분야에서 양보를 얻어 내려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 "(TPP 탈퇴 선언이) 완전한 탈퇴가 아니라 '가짜 죽음'(假死)으로 볼 수 있다"며 "트럼프가 불시에 반격을 가할 수도 있다. 또 미국이 진정으로 세계무역규칙의 결정권을 중국에 줬다는 환상을 가져도 안 된다"고 경고했다.
중국 인민일보 해외판도 이날 "중국과 미국의 무역전쟁은 양국 경제무역협력의 큰 흐름에 부합하지 않는다"며 "무역전쟁이 발발하면 두 국가 모두 큰 손해를 입게 된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또 양국 간 무역 규모가 처음 교역이 시작된 1979년(26억 달러)보다 200배 넘게 증가했다고 구체적인 수치를 들어 미·중 간의 긴밀한 관계를 설명했다.
장젠핑 중국 상무부연구원 지역경제협력연구센터 주임은 "무역전쟁이 발발하면 양국의 기업과 국민 생활이 큰 손해를 볼 것"이라며 "중국은 미국에 수출하는 노동집약적 산업에서 손실을 보고, 미국도 주요 대(對)중 수출 산업인 기술집약적 산업에 큰 피해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3일 TPP 탈퇴를 공식 선언하자 중국은 세계 경제 패권국가로 성장하려는 행보에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회심의 미소를 지으면서도 트럼프의 보호무역주의 여파를 예의주시했다.
중국 매체들은 미국의 TPP 탈퇴와 관련한 전날 보도에서 대체로 "미국의 무역정책이 급변하고 있다"는 반응을 보이며 향후 추이에 주목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그동안 중국을 향해 보호무역의 칼날을 휘두르겠다고 줄곧 강조한 터라 중국이 표정관리 속에 일단 조심하려는 의지를 보인 것으로 해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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