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단체 "'노동자의 책' 대표, 구치소서 인권유린당해" 주장
"신발 신고 양반다리 했다가 수갑 채워져…국보법 폐지해야"
(서울=연합뉴스) 이효석 기자 = 시민사회단체들이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구속된 전자도서관 '노동자의 책' 이진영 대표가 인권유린에 시달리고 있다면서 이 대표 석방과 국가보안법 폐지를 주장했다.
'노동자의 책 국가보안법 탄압 저지 공동행동'은 25일 오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학문·사상·양심의 자유를 침해하는 국가보안법을 폐지하라"고 요구했다.
노동자의 책은 사회주의 사상이나 노동운동 등 인문사회과학 분야 책을 공유하는 사이트로 2002년 개설됐다.
서울남부지검은 이 대표가 이 사이트에서 이적표현물을 판매해 국가보안법을 위반했다고 보고 이달 4일 그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서울남부지법이 다음날 영장을 발부해 이 대표는 구속됐다.
탄압 저지 공동행동은 "이 대표가 운영한 사이트는 공개적이었고 그는 철도노조 대의원으로 신원이 확실한데, 증거 인멸 및 도주 우려가 있다며 구속한 것은 전적으로 부당하다"고 비판했다.
아울러 "이 대표는 복숭아뼈가 바닥에 부딪히면 통증이 오는 신체 특징이 있는데, 이 때문에 이틀 전 구치소에서 신발을 신고 양반다리를 했다가 양손이 뒤로 꺾여 수갑이 채워지는 징벌을 받았다"면서 "형이 확정되지도 않은 양심수가 인권유린에 시달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민주주의법학연구회 회장인 이호준 서강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기자회견에서 "금서(禁書)를 읽었다는 이유로 탄압을 받는 것은 30∼40년 전에나 있던 일인데 민주주의 국가에서 절대 있어선 안 되는 일이 다시 일어났다"고 비판했다.
박석운 박근혜정권퇴진 비상국민행동 공동대표는 "수사기관은 작년 7월에 이 대표 자택에 압수수색을 가하고는 6개월가량 잠잠하다가 갑자기 구속시켰다"면서 "천만 촛불에 흠집을 내려는 황교안 권한대행의 꼼수 아닌가 의심스럽다"고 주장했다.
이들 단체는 기자회견에서 검찰과 법원이 '이적 표현물'이라며 문제 삼은 서적 실물을 공개했다.
테이블에는 칼 마르크스의 '자본론', 막심 고리키의 '어머니', E.H.카의 '러시아혁명', 파울로 프레이리의 '페다고지' 등 시중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인문사회학 서적이 진열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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