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겨울 보낸 '엘롯기'…1천만 관중 시대 앞당길까
LG 차우찬·롯데 이대호·KIA 최형우 영입으로 '뜨거운 겨울'
지난해 833만 명으로 역대 최다…팀 성적이 관건
(서울=연합뉴스) 이대호 기자 = 투수 최고액 경신, FA 시장 첫 100억원 돌파, 역대 FA 최고액 150억원.
이번 겨울 프로야구 인기팀 '엘롯기(LG·롯데·KIA를 묶어 부르는 말)'가 숨 가쁘게 쓴 기록들이다.
LG는 삼성 출신 왼손 투수인 차우찬을 4년 총액 95억원에 영입했고, KIA는 삼성 출신 외야수 최형우와 4년 총액 100억원에 계약해 프로야구 FA 계약 새 시대를 열었다.
그리고 롯데가 24일 이대호를 4년 150억원에 데려오면서 이번 겨울 프로야구 FA 시장에 화룡점정을 했다.
지난해 프로야구는 사상 첫 800만 관중(정규시즌 기준) 돌파에 성공했는데, '엘롯기'가 지갑을 연 올해는 1천만 관중 돌파 가능성까지 조심스럽게 제기된다.
설령 기록을 돌파하지 못하더라도, 꾸준히 증가하는 모습을 보여준다면 올해 프로야구는 '꿈의 1천만 관중'으로 가는 징검다리 역할을 할 수 있다.
프로야구 관중은 최근 10년 동안 꾸준히 증가 추세다.
1995년 540만6천374명으로 당시 역대 최고 기록을 찍은 프로야구는 이후 관중이 줄어들며 2004년 233만1천978명으로 바닥을 쳤다.
하지만 국제대회에서의 호성적을 발판삼아 반등에 성공했고 2012년 715만6천157명으로 경기당 평균 입장 관중 최다(1만3천451명)를 기록한 뒤 잠시 조정기를 거쳐 2015년에는 736만530명으로 역대 최다기록을 경신했다.
지난해에는 승부조작 등 잇단 악재 속에서도 최종 관중 833만9천577명을 달성, 첫 800만 관중 돌파에 성공했다.
2010년부터 작년까지 7년 연속 100만 관중을 돌파한 LG는 올해 차우찬 외에도 관중 증가 요인이 충분하다.
지난해 준수한 활약을 펼친 외국인 선수 3명과 모두 재계약했고, 젊은 선수의 성장세가 두드러지며 올해도 성적을 기대할 만하다.
KIA 역시 마찬가지다.
2014년 광주 기아 챔피언스필드 개장 이후 꾸준히 증가 추세인 KIA는 지난해 77만3천499명으로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FA 시장에서 최형우를 붙잡았을 뿐만 아니라, 양현종·나지완 등 자팀 FA 계약에도 성공한 KIA는 올해 우승 후보로까지 급부상했다.
롯데는 이대호 영입으로 가장 극적인 관중 증가 효과를 볼 전망이다.
2008년부터 2012년까지 5년 연속 100만 관중·전체 관중 1위를 기록하며 구도의 자존심을 지켰던 롯데는 2013년 이후 4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 좌절과 100만 관중에 실패했다.
황재균마저 메이저리그 도전을 선언해 수심이 깊었던 롯데지만, 이대호 영입으로 한 번에 만회하는 데 성공했다.
KBO 관계자는 "이대호 영입을 포함해 올해는 관중 증가에 긍정적인 요소가 많다. 아직 올해 목표 관중을 설정하지 않았지만, 충분히 기대할 만하다"며 활발한 겨울 이적시장을 반겼다.
KBO는 시즌 개막에 앞서 각 구단으로부터 목표 관중을 받아 이를 합산해 시즌 목표 관중으로 발표한다.
지난해 868만 명을 목표 관중으로 발표했던 KBO는 올해 목표 수치를 상향할 가능성이 크다.
KBO는 새 마산야구장이 완공되는 2019년 이후 1천만 관중 돌파를 기대하지만, 올해 흥행에 성공하면 그 시기가 앞당겨질 수도 있다.
호재가 '엘롯기'에만 있는 건 아니다.
지난해 8년 연속 100만 관중을 돌파했던 두산은 올해도 '우승 후보 1순위'로 흥행을 예고하고 있으며, 100만 관중 돌파 기록이 있는 네 번째 구단인 SK도 트레이 힐만 감독 체제 출범을 기다리고 있다.
제프 맨쉽(NC·180만 달러), 션 오설리반(넥센·110만 달러) 등 외국인 선수에게 거액을 투자한 지난해 상위권 팀도 관중 증가가 기대된다
조성환 KBSN 스포츠 해설위원은 "이대호의 복귀로 롯데는 시즌 초 폭발적인 관중 증가가 예상된다. 하지만 롯데는 여기에서 안주하면 안 된다. 이대호를 구심점으로 성적을 내야 관중이 유지될 것"이라면서 "'엘롯기'가 두산 독주를 견제할만한 성적을 내준다면, 관중 대박도 노려볼 만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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