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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나프타 재협상-TPP 탈퇴 공식화…다음은 한미FT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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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나프타 재협상-TPP 탈퇴 공식화…다음은 한미FTA?

中 환율조작국 지정 가능성…한국도 덩달아 피해볼 우려

글로벌 통상환경 급변 속 동북아 정세도 직·간접 영향

(워싱턴=연합뉴스) 심인성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새 대통령의 '미국 우선주의'와 이에 기반을 둔 보호무역 기조가 현실화되면서 글로벌 통상환경이 급변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특히 이 과정에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을 비롯해 한국도 직·간접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어 트럼프 정부의 향후 무역·통상정책이 주목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22일(현지시간) 북미자유무역협정(나프타) 재협상 방침을 공식화한 데 이어 23일 이에 관한 행정명령 2호에 공식 서명한다.

또 미국과 일본 등 12개국의 다자간 무역협정인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탈퇴에 관한 행정명령에도 별도로 서명한다.






NBC 방송을 비롯한 미국 언론은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나프타 재협상, TPP 탈퇴에 관한 행정명령을 발동한다고 일제히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행정명령 발동에 이어 조만간 캐나다, 멕시코 정상들과 공식 회담을 하고 나프타 재협상 문제를 논의하는 등 구체적인 후속 조치에 나설 예정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의 핵심 대선 공약을 집권하자마자 속전속결로 무섭게 밀어붙이는 형국이다.

나프타는 미국과 캐나다, 멕시코 3국이 1992년에 체결해 1994년 1월 본격 발효시킨 협정으로, 세계에서 가장 큰 무역블록 중 하나이고 2015년 10월 타결된 TPP는 직전 버락 오바마 행정부가 야심 차게 추진한 세계 최대 다자간 무역협정이다. TPP는 출범도 하지 못한 채 사실상 폐기 수순을 밟게 된 것이다.

문제는 이 두 무역협정과 함께 한미FTA도 '트럼프파고'를 피해갈 수 없다는 데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선 기간 나프타와 TPP, 한미FTA를 패키지로 묶어 '미국의 일자리를 죽이는 협정'이라고 노골적으로 비판했다.

더욱이 한미FTA에 대해서는 '재앙'이라는 격한 표현까지 썼다.

구체적으로 트럼프 대통령은 대선 유세 때 "민주당의 힐러리 클린턴이 주도한 한국과의 무역협정 때문에 우리는 또 다른 일자리 10만 개를 빼앗겼다. 기억하느냐?"면서 "(한미FTA는) 원래 좋은 협상이어야 하는데 엄청난 일자리만 빼앗아갔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더불어 제프 세션스 법무장관 내정자를 비롯한 그의 핵심 참모들은 '한미FTA 재협상', '한미FTA 원점 재검토' 필요성을 공개로 제기해 왔다.

한미FTA 이슈가 지금은 트럼프 정부의 '100일 과제'나 '200일 과제'에 포함되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진 데다가, 트럼프 대통령 역시 대선 승리 이후 지금까지 한 번도 한미FTA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언급을 하지 않았지만, 언제든 문제가 불거질 수밖에 없다는 게 중론이다.

워싱턴 외교 및 통상 소식통들은 하나같이 "트럼프 대통령이 나프타나 TPP 등 상대적으로 큰 사안부터 손을 보는 것 같다"면서 "한미FTA에 대해서도 미리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들 현안부터 손을 보고 나면 그다음은 자연스럽게 중국의 불공정무역 관행과 한미FTA 등도 테이블에 오를 수도 있는 만큼 사전에 철저히 대비해야 한다는 취지의 언급이다.






통상 전문가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나프타 재협상을 통해 상당한 양보를 얻어낸 뒤 그 결과를 토대로 한국에 압박을 가할 수도 있다는 분석을 제기하고 있다. 캐나다와 멕시코는 이미 미국의 재협상 요구에 응할 것이라는 방침을 밝힌 상태다.

일각에선 한미FTA와 더불어 환율조작국 문제도 자칫 한국이 직면하게 될 수 있는 또 하나의 걱정거리라는 우려를 제기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동안 중국의 불공정 무역관행을 비판하면서 취임 직후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하겠다는 방침을 여러 차례 내비친 바 있는데 그가 실제로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할 경우 정치, 외교적 부담을 줄이기 위해 한국, 일본까지 싸잡아 지정할 가능성도 있다는 것이다.

미국 재무부는 현재 한국, 중국, 일본, 독일, 대만 등 5개국을 환율조작 여부의 '관찰 대상국(Monitoring List)'으로 분류해 놓은 상태다.

이런 가운데 일부 전문가들은 '트럼프발'(發) 글로벌 통상환경 재편이 안보환경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일례로 미국이 이끌어 온 TPP는 아·태 지역의 최대 경제통합체로, 미국 입장에서는 단순한 무역협정을 넘어 중국 주도의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에 대응하는 성격을 띠는 등 역내에서 중국의 부상을 견제하는 '신(新) 외교·안보 틀'로서의 의미도 지니고 있는 만큼 TPP 폐기 시 아·태 지역의 안보환경도 일정 부분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는 게 이들의 분석이다.

sims@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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