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당 "호남에 '미워도 다시한번', 고장난 레코드판" 文 맹공
(서울=연합뉴스) 박수윤 기자 = 국민의당은 23일 야권의 유력주자인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가 전날 야권의 심장부인 광주를 방문, "미워도 다시한번, 손을 잡아달라"고 텃밭 민심에 구애한데 대해 공격의 고삐를 바짝 죄었다.
같은 날 안철수 전 대표가 광주에 출격, 설 민심을 놓고 격돌하는 등 양측간 '호남 대전'이 격화되는 가운데 문 전 대표에 대한 견제수위를 높여가며 신경전을 벌이는 모양새다.
전남 여수 출신의 주승용 원내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문 전 대표가 '미워도 다시 한 번 손을 잡아달라'고 했는데, 그건 광주를 방문할 때마다 입에 올리는 단골 레퍼토리"라며 "과거 호남이 90%가 넘는 지지를 보내줬지만 아쉬울 때만 광주를 찾는 모습에 과연 진정성이 있는지 의문이 들 지경"이라고 평가 절하했다.
주 원내대표는 "광주 민심은 이젠 안 속는다"며 "민심은 광주를 방문하는 자보다 광주와 한 약속을 지키는 자를 더 귀하게 여길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영환 최고위원 역시 "문 전 대표가 어제 광주에서 수천명 또는 1만명을 모아놓고 포럼을 개최했다는데, 이런 세몰이 정치가 바로 구(舊)정치"라고 꼬집었다.
그는 문 전 대표가 지난 21일 한 강연회에서 지난 대선 당시 자신과 경쟁했던 박근혜 대통령에 대해 '제가 최초의 여성 대통령까지 만들어줬다'고 한 발언을 겨냥해서도 "대선 패배가 나라에 얼마나 큰 고통을 줬는지 망각하는 실언"이라고 비판했다.
광주에 지역구를 둔 천정배 전 대표도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문 전 대표가 호남을 향해 '미워도 다시한번'을 외쳤다. 선거가 다가오면 늘 틀어대는 고장난 레코드판으로, 묻지도 따지지도 말고 호남이 희생해 또 몰표를 달라는 염치없는 요구"라며 "'정계은퇴 발언은 전략이었다'에 이은 패권주의자의 또다른 호남 모욕"이라고 일갈했다.
참여정부가 이른바 '삼성 엑스파일' 수사를 막았다는 의혹에 대한 공격도 이어졌다.
문병호 최고위원은 최고위원회의에서 "문 전 대표는 왜 삼성 앞에만 서면 작아지느냐. 새 시대의 첫차가 아니라 구시대의 수호자로 전락하고 있다"며 '지난 2005년 노무현 정부가 삼성 엑스파일 수사를 위한 야당의 특검 요구를 거부했다'는 언론 보도를 거론, "참여정부는 초기부터 삼성공화국이었다. 문 전 대표와 친문(친문재인) 세력은 혹시 제2의 삼성공화국을 꿈꾸는 것 아니냐"고 되물었다. 당시 문 전 대표는 참여정부 청와대의 민정수석이었다.
문 최고위원은 "문 전 대표는 이 문제에 함구하는 대신 극렬 지지자들이 해당 기자에게 사이버 테러를 자행한다"며 "문 전 대표가 재벌개혁, 삼성개혁에 소극적인 태도만 봐도 낡은 기득권 체제의 일원임을 알 수 있다"고 꼬집었다.
조배숙 정책위의장도 "문 전 대표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구속영장 기각에 '매우 유감'이라 했다고 들었다"며 "김대중 전 대통령의 햇볕정책에는 칼을 들이댔는데 삼성 엑스파일 특검도입은 왜 막았는지, 재벌개혁을 추진할 수 있는지 입장을 밝혀달라"고 거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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