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호남중진과 '소맥 회동'…갈등설 씻고 대선승리 다짐
(서울=연합뉴스) 홍지인 기자 = 국민의당 안철수 전 대표가 22일 저녁 당내 호남 중진 의원들과 여의도의 한 식당에서 '소맥 회동'을 했다.
안 전 대표의 제안으로 성사된 이날 만찬 회동에는 박지원 대표와 주승용 원내대표, 4선의 조배숙 정책위 의장, 지난 전당대회에서 중앙선거관리위원장을 맡았던 3선의 장병완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장 등 4명이 자리했다.
약 1시간 30분 동안 진행된 이날 만찬 회동은 비교적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
평소에 술을 않는 안 전 대표지만, 이날은 직접 소주와 맥주를 섞은 '폭탄주'(소맥)를 만들어 돌리고 본인도 한 잔을 마셨다. 안 전 대표가 폭탄주를 마신 건 지난 1998년 금주를 선언한 이후 사실상 처음으로 알려졌다.
그만큼 조기 대선 국면에서 당내 갈등을 씻고 화합된 당의 지원을 안고 가려는 강한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그간 일부 당내 호남 중진 의원들은 조기 대선 국면에서 다른 정치 세력과 손을 잡아야 한다며 '연대론'을 제기했지만, 안 전 대표는 '자강론'을 강하게 내세우면서 양측 사이에 마찰이 있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특히 지난달 원내대표 경선에서 안철수계인 김성식 의원이 비교적 큰 표 차이로 패배하고 안 전 대표가 며칠 동안 잠행에 들어가면서 갈등론이 본격적으로 불거지기도 했다.
만찬 후 기자들과 만난 박지원 대표는 "안 전 대표가 중진들과 대화가 좀 부족하지 않았느냐는 문제를 제기했다"며 "집권에 대해서 어떤 방향으로 가야 한다, 적은 숫자지만 의원들이 분야별로 최선을 다하자는 얘기를 했다"고 말했다.
박 대표는 또 "속담에 주인이 아홉 몫을 해야 머슴이 한몫한다는 얘기가 있다"며 "안 전 대표가 솔선수범해서 90% 이상 뛰어야 하고 메시지도 그 지역에 맞는 맞춤형으로 당에서 만들고 대표 자신도 그렇게 해나가자는 얘기를 했다"고 말했다.
주승용 원내대표는 "호남 의원들과 안 전 대표와의 갈등은 전혀 없다는 것을 확인한 자리였다"며 "안 전 대표를 작전을 잘 짜서 승리할 수 있게 하자고 얘기를 했다"고 말했다.
안 전 대표는 "가능한 많은 분들이 모일 수 있을 때 여러 가지 고민했던 부분들에 대해 말씀을 들었고, 지금보다 10배 더 열심히 하겠다고 약속드렸다"면서 "계속 이런 자리를 가지기로 했다"고 말했다.
안 전 대표는 이에 앞서 2007년 대통합민주신당 소속으로 대선 본선을 치렀던 정동영(4선·전주병) 의원과도 회동을 갖고 대선 전략 등에 관해 얘기를 나눈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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