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취임] 中 언론 "미국우선주의로 무역마찰 가능성 크다" 우려(종합)
(베이징=연합뉴스) 김진방 특파원 = '하나의 중국' 원칙과 무역 불균형 등을 거론하며 중국을 자극해 온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정식 취임하자 중국 매체들은 그의 취임 연설문을 자세히 소개하며 '미국우선주의'에 대한 우려를 나타냈다.
관영 신화망(新華網)은 21일 트럼프의 취임 연설에 대해 선거 과정에서 강조해 온 미국우선주의를 재차 강조했다고 평했다.
신화망은 연설 내용 중 "무역, 세금, 이민, 외교 정책과 관련한 모든 결정을 미국인과 미국 가정의 이익을 위해 하겠다", "두 가지 간단한 원칙은 '미국산 제품을 사라. 미국민을 고용하라'는 것이다" 등 자국을 우선시하는 트럼프의 정치 철학이 잘 드러난 부분을 소개했다.
환구시보(環球時報)는 취임식이 끝난 뒤 연설문을 분석한 사평(사설)을 통해 중국과 미국의 무역마찰 가능성이 크다고 예상했다.
환구시보는 트럼프의 취임 연설이 선거 기간에 공언한 기조와 큰 차이가 없다며 "미국이 동맹국과 갈등을 겪을 수도 있고, 중국과 무역 문제로 마찰 일어날 확률이 높다"고 전망했다.
신문은 "그는 현재 미국의 국내 정책 노선과 세계 질서가 모두 잘못됐다고 생각한다"며 이를 바로잡겠다고 약속했다고 소개했다.
트럼프의 경제문제 인식에 대해 "미국경제 문제의 대부분 원인이 미국에 불리한 대외무역정책에 있다고 확신하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홍콩 봉황망(鳳凰網)은 취임 연설의 핵심적인 요소를 분석해 보도했다.
봉황망은 "트럼프는 미국우선주의, 애국주의를 내세워 미국 경제 부흥과 민생개선 등을 첫 목표로 설정했다"며 이로 인해 양국 간 무역마찰이 발생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또 연설문의 용어와 내용을 분석한 결과, 미국 외에는 중국이나 러시아 등 다른 어떤 나라의 이름도 거론하지 않았다면서 "원망과 비판적인 내용이 연설의 대부분을 차지했다"며 이전 미국 대통령들과는 매우 다르다고 분석했다.
트럼프 집권 이후 중미관계에 대해서는 "트럼프는 대(對) 중국 수출을 큰 폭으로 늘리고 싶어 하고, 중국에 있는 공장을 미국으로 이전하고 싶어한다"며 양안 문제 등을 카드로 사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중국 반관영 통신사인 중국신문망(中國新聞網)은 취임식에 몰려든 반(反) 트럼프 시위와 시위대 인원 수 등을 소개하기도 했다.
중국신문망은 "이날 취임식에 20개의 집회가 신청됐으며 가장 큰 두개 집회에 1만4천명이 집결했다"며 취임식 이튿날 열리는 '여성들의 행진'(The Women's March)에 20만명의 시위대가 몰리면 역사상 최대 규모의 시위대가 워싱턴D.C에 모이게 된다고 전했다.
중국 누리꾼들은 "트럼프가 미국판 문화대혁명을 일으키려 한다", "하나의 중국 원칙은 훼손돼서는 안 된다" 등 우려를 나타냈다.
일부 누리꾼들은 "트럼프를 욕할 것만은 아니다. 그는 우리와 같이 애국주의 사상을 가진 것이다", "그는 국민의 생존 문제와 일자리 문제에 대해 열정적이고 구체적인 조처를 하려는 것이다"고 긍정적인 평가를 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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