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 있는 '예쁜꼬마선충 칩'으로 나노입자 독성 측정
명지대 최신식 교수 "미세유체 동물 칩 개발…환경·식품·의료분야 등 적용"
(대전=연합뉴스) 이주영 기자 = 국내 연구진이 생체 유해성 우려가 제기된 은나노입자를 검출하고 생체 독성을 바로 파악할 수 있는 '예쁜꼬마선충(C.elegans) 칩'을 개발했다.
명지대 식품영양학·에너지융합공학과 최신식 교수팀은 22일 예쁜꼬마선충을 안정적으로 배양하면서 내·외관을 관찰할 수 있는 채널을 가진 미세유체 칩을 제작, 금과 은 나노입자가 미치는 독성을 측정하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나노입자는 나노기술 발전과 함께 자연 또는 생활환경에 다량 유입돼 생체 유해성 우려가 커지고 있으나 크기가 100나노미터(㎚=10억분의 1m) 내외로 매우 작아 존재 여부 판별이 어렵고 생물학적 독성 측정에도 많은 시간과 고가 장비 등이 필요하다.
예쁜꼬마선충은 박테리아를 먹고 자라는 몸길이 1mm 정도의 토양 선충으로 실험동물로 널리 사용되고 있으며 유해물질에 노출되면 성장이 저해된다는 사실이 많은 연구를 통해 확인됐다.
연구진은 유해물질에 노출된 예쁜꼬마선충의 성장이 저해되는 점에 착안, 예쁜꼬마선충을 안정적으로 배양하는 공간과 몸을 상하지 않고 내·외관을 쉽게 관찰할 수 있는 채널이 있는 미세유체 칩을 반도체 제조공정을 응용해 대량으로 제작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마이크로미터(㎛=100만분의 1m) 크기의 미세유체 칩 안에 예쁜꼬마선충을 넣어 배양, 고정하고 은 나노입자가 함유된 액체를 흘려보낸 뒤 예쁜꼬마선충에 나타나는 몸 크기나 거동 변화, 특정 유전자 발현 여부 등에 따라 독성을 판단할 수 있다.
은 나노입자가 든 수용액으로 실험한 결과 미세유체 칩 속의 예쁜꼬마선충은 성장이 10% 정도 억제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몸이 작아진 예쁜꼬마선충은 점점 좁아지는 칩 구조에서 이동 거리가 정상 예쁜꼬마선충보다 더 늘어난 것으로 확인됐다.
최 교수는 "환경·인체 유해성이 제기되는 나노물질을 효과적으로 검출할 수 있는 미세유체 동물 칩을 개발했다"며 "향후 수질환경 검사, 식품 안전성 검사, 의료분야 등에 적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교육부·한국연구재단 이공학개인기초연구사업 지원으로 수행된 이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사이언티픽 리포트'(Scientific Reports, 1월 9일자)에 게재됐다.
scitec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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