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권 잡월드 위치 놓고 순천시-의회 '이견'
"순천만정원 1.7㎞ 떨어져 옮겨야"-"용역발주·곧 토지보상 조정 불가"
(순천=연합뉴스) 김재선 기자 = 전남 순천에 들어설 호남권 직업체험센터(잡월드)의 위치를 두고 순천시와 순천시의회가 이견을 보이고 있다.
이용자 편의와 토지의 효율적 활용을 위해 위치를 조정해야 한다는 의회의 주장에 순천시는 잡월드 유치 때 장소가 중요 심사기준이어서 옮길 수 없고 상반기 중에 토지보상을 마칠 계획이어서 이미 늦었다는 입장이다.
순천시는 지난해 9월 7일 고용노동부 심사를 거쳐 호남권 직업체험센터를 유치했다.
시는 순천만정원 인근인 해룡면 대안리 일원 2만8천174㎡의 면적에 건축 전체면적 1만5천㎡, 지하 1층, 지상 3층 규모의 직업체험센터를 건립할 계획이다.
국비 240억원, 전남도교육청 122억5천만원, 순천시 122억5천만원 등 총 485억원을 투자해 2018년 12월 완공할 예정이다.
그런데 경기도 성남시에 있는 한국잡월드는 고용노동부가 직접 투자하고 운영비까지 부담하는 것과 달리 내년 말 순천시에 들어서는 호남권 잡월드는 순천시가 운영비를 책임져야 한다.
이에 따라 예산 절감을 위해 이용률 제고 방안이 절실해지면서 위치 변경 주장이 나오고 있다.
특히 한국잡월드 이용객 수가 2013년 92만명에서 2014년 80만명, 2015년 76만명, 2016년 72만명으로 지속해서 줄어드는 추세를 보인다.
위치 변경을 주장하는 신민호 시의회 운영위원장은 "현재 잡월드가 들어설 예정지는 순천만국가정원에서 1.7㎞나 떨어져 학생들이 30여분을 걸어서 이동해야 한다"며 "오는 2018년 에코에듀센터가 들어서는 순천만정원 인근으로 위치를 옮겨 이용자들의 편의성을 높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순천시가 현재의 잡월드 위치를 계획했을 당시에는 순천만정원과 2018년 개관 예정인 에코에듀센터 바로 옆에 테마파크인 '순천만랜드'를 조성할 계획이었지만, 최근 투자를 철회했기 때문에 잡월드 위치를 그곳으로 옮겨 이용자들이 국가정원과 에코에듀센터를 동시에 관람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연간 50억여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하는 운영비를 순천시가 자체 부담해야 하는 상황에서 연간 70만여명에 이르는 수학여행단을 비롯해 최고한 160만명 이상의 고정 고객을 확보하려면 고객의 접근성을 최대한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는 지적이다.
순천시의회 임종기 의장과 신 위원장 등은 최근 고용노동부를 방문해 이 같은 내용을 근거로 "잡월드 위치를 순천만정원 옆으로 조정할 수 있는지 실사해달라"고 요청했다.
그러나 고용노동부는 "잡월드의 위치는 중요한 심사기준이므로 위치를 바꾸는 것은 반납 사유다"며 반대 의견을 내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순천시는 이날 잡월드 건립을 애초 공모 당시에 제출한 부지에 추진하겠다고 재차 밝혔다.
이미 지난해 말 용역을 발주했고, 올 상반기 중에 용지매입을 마무리할 계획이어서 시기적으로도 위치 조정은 어렵다는 입장이다.
순천시 관계자는 "잡월드의 위치는 심사기준의 중요 요건으로 순천시의 의지에 따라 변경할 수 있는 사항이 아닐 뿐만 아니라 위치를 바꾸면 반납하고 재공모해야 한다는 것이 고용노동부의 입장이다"며 "일부 의원이 고용노동부를 방문한 것이 잡월드 건립 무산 위기를 부르고 다른 공모사업에도 부정적으로 작용할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kjs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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