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주 시의회에 조례안 제출…호주오픈 대회로 구걸 기승
(시드니=연합뉴스) 김기성 특파원 = 호주 멜버른 시 당국이 노숙 문제에 대한 관대한 입장에서 벗어나 시내 도심에서 노숙 행위를 금지하기로 했다.
로버트 도일 멜버른 시장은 시내 노숙을 불법으로 규정, 금지하기로 하고 다음 주 시의회에 조례안을 제출할 계획이라고 지역지 디 에이지가 20일 보도했다.
도일 시장은 "경찰의 권고에 따라 기꺼이 조례안을 낼 것"이라며 "경찰도 이미 통행방해나 마약 이용, 위협적이고 공격적인 행위, 구걸 등에 대해 체포할 권리가 있는 만큼 권한을 충분히 활용하길 희망한다"라고 말했다.
멜버른 시 당국이나 경찰이 강경한 태도로 돌아선 것은 최근 여름철 휴가철과 함께 한창 진행 중인 메이저 테니스대회인 호주오픈으로 관광객이 크게 늘면서 노숙자들의 볼썽사나운 모습도 크게 늘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외에서 많은 사람이 몰리는 만큼 노숙자도 크게 늘었고, 덩달아 노숙자들의 구걸 행위가 사실상 갈취 수준까지 이르러 여기저기서 불만도 끊이질 않고 있다.
멜버른을 관할하는 빅토리아주의 그레이엄 애슈턴 경찰청장도 멜버른 번화가인 플린더스 스트리트 역 주변에 진을 치고 있는 많은 노숙자의 모습이 "역겹고" 또한 "매우 추하다"라는 입장을 나타냈다.
애슈턴 청장은 또 노숙인들의 불법 행위를 방치하고 있다는 비판에 대해 기존 법으로는 노숙인들을 이동시킬 권한이 없다고 해명했다.
경찰은 많은 사람이 몰리는 틈을 타 사실상 금품을 갈취하려고 일부러 노숙하는 사람들이 상당수인 것으로 보고, 우선 구걸 행위를 강력하게 단속하기로 했다.
한편 빅토리아 주정부도 경찰과 멜버른 시의회, 노숙자 지원단체들과 함께 긴급 대책회의를 가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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