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9억 수원컨벤션센터 민간위탁 수탁자 공고 취소
시 "행정신뢰 훼손 죄송"·킨텍스 "형사고발하겠다" 반발
(수원=연합뉴스) 김인유 기자 = 경기 수원시가 수원컨벤션센터 민간위탁자 공모 제안서 심사과정에서 자격이 안 되는 심사위원을 선정한 사실이 드러났다.
코엑스에서 근무한 경력이 있는 이 무자격 위원이 참여한 심사를 통해 코엑스가 경기도 산하 킨텍스를 0.35점 차이로 누르고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고, 킨텍스가 부정공모라며 수원시를 상대로 형사고발을 하기로 하는 등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이에 따라 시가 코엑스를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한 수탁공고를 취소하고, 다시 공모절차를 진행하기로 해 파장이 예상된다.
수원시는 20일 "수원컨벤션센터 운영 민간위탁 수탁기관 선정과정에서 공정성을 훼손할 수 있는 결함이 자체조사에서 밝혀져 수탁기관 선정공고를 취소하고, 재공모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수원시는 지난 10일 수원컨벤션센터 민간위탁 공모 사업 신청을 한 코엑스와 킨텍스의 제안서를 심사해 코엑스를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 코엑스가 1천점 만점에 987.92점을 받아 967.57점의 킨텍스를 0.35점 차이로 눌렀다.
심사는 제안서 평가위원회에 참여한 평가위원 7명이 했다. 수원시가 컨벤션 관련 전문가와 교수 등의 신청을 받아 심사위원 21명을 선정한 뒤 다시 이 가운데 3배수인 7명을 추첨으로 최종 심사위원으로 선정했다.
그런데 이 7명 가운데 이모 조교수가 1991년부터 2014년 2월 28일까지 코엑스에서 근무한 경력이 있어 심사위원으로 자격이 없었다. 올2월이 지나야만 심사위원이 될 수 있다.
'수원시 제안서평가위원회 구성·운영규칙 제4조'는 최근 3년 이내에 해당 평가대상업체에 재직한 경우에는 평가위원에 포함되지 않도록 심사 전에 확인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런데 수원시 담당 부서가 평가위원 신청서를 확인하는 과정에서 이런 결격사유를 찾아내지 못했고, 공교롭게도 이 조교수가 최종 심사위원 7명에도 선정됐다.
수원시는 이 조교수가 포함된 심사위원회의 심사결과에 따라 코엑스가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는 내용과 심사에 참여한 위원 명단을 심사 다음날인 11일 시 인터넷 홈페이지에 공고했다.
시는 우선협상대상자 최종 선정결과를 코엑스에 문서로 통보하기에 앞서 평가결과가 적절한지 다시 검토하는 과정에서 심사위원 부적격자를 발견했다고 설명했다.
수원시는 수탁기관 선정과정에 중대한 결함이 발견됨에 따라 우선협상대상자 공고를 취소하고 2월 중으로 재공고를 하기로 했다.
또 유사 사건이 재발하지 않도록 평가위원 서류 심사를 관련 부서 뿐 아니라 감사실에서 한 번 더 검사하는 안전장치도 도입할 계획이다.
도태호 수원시 제2부시장은 "행정의 신뢰성을 훼손시킨 것에 대해 시민 여러분께 사과한다.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게 됐다"고 말했다.
수원시의 재공고 방침에 대해 킨텍스는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킨텍스 관계자는 "수원시가 처음부터 의도를 갖고 부정적으로 공모했다"면서 "공개입찰에 대해 부정 개입한 수원시를 상대로 곧 형사고발을 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킨텍스는 "제안서에 백지 2장을 넣은 이유로 탈락했다"면서 수원시를 상대로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제기한 상태다.
우선협상대상자 지위를 가진 코엑스는 신중한 입장이다.
코엑스 관계자는 "수원시가 재공고하겠다는 부분에 대해 공식적인 자료를 받지 못해 정확한 입장을 표명하기는 어렵다"면서 "공식적인 문서를 받고 나서 대응방안을 논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수원시는 2019년 3월 개장을 목표로 지난해 9월 광교택지개발지구에 수원컨벤션센터를 착공했다.
수원컨벤션센터는 5만5㎡ 부지에 지하 2층, 지상 5층, 연면적 9만5천460㎡ 규모로 조성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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