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누는 손길 있어 따뜻하다" 설 명절 앞두고 기부 이어져
17년간 익명으로 쌀 후원, 폐지 수집한 돈으로 나눔 실천도
(제주=연합뉴스) 변지철 기자 = 설 명절을 앞두고 기부천사들의 사랑 나눔이 줄을 잇고 있다.
20일 제주시에 따르면 이름을 밝히지 않는 한 익명의 후원자가 올해에도 어김없이 어려운 이웃에게 전달해 달라며 백미 10㎏ 1천 포대(2천500만원 상당)를 기탁해 17년간 끊임없이 온정을 베풀었다.
이 후원자는 지난 2001년부터 설과 추석 명절마다 저소득층을 위해 일도2동, 화북동 등에 백미를 후원해왔다. 2012년 9월부터는 후원대상과 금액을 확대해 10㎏ 1천 포대씩을 제주시에 보내고 있다.
그가 그동안 기부한 내용을 제주시가 집계한 결과, 백미 1만7천800포대로 시가로 따지면 약 4억5천여만원에 이른다.
시는 본인의 이름과 얼굴을 밝히지 않고 선행을 이어가고 싶다는 후원자의 뜻을 존중해 신원을 밝히지 않고 있다.
그는 제주시 화북동에서 개인사업장을 운영하고 있다는 것 외에는 알려지지 않았으며 "앞으로도 자식에게 사업을 물려주더라도 자식이 계속해서 후원을 이어갈 것"이라 밝혀 대대로 선행을 이어갈 뜻을 전했다.
시는 후원받은 백미를 26개 읍·면·동에서 추천한 홀로 사는 어르신, 장애가정, 사례관리가정 등 1천 가구에 지원할 계획이다.
이외에도 해마다 명절마다 이웃사랑을 실천하는 많은 후원자가 있다.
제주시 오일장에서 건어물 가게를 운영하는 이명구씨는 이번 명절을 맞아 백미 10㎏ 100포대를 기탁해 왔다. 이씨 역시 제주시에 10년간 쌀 나눔을 이어오고 있다.
제주시 관내 기업인 지산철강(대표 한해성)도 최근 저소득층 아동의 장래를 위해 지원되는 '디딤씨앗통장매칭' 후원금 1천만원을 기탁한 데 이어 조천읍 관내 사회복지시설 14곳에 10㎏ 백미 500포대(1천250만원 상당) 등 총 2천250만원 상당을 기탁했다.
제주시 건입동 지역사회보장협의체 위원인 김정봉씨는 평소 몸이 불편한데도 폐지·재활용품 등을 수집해 판매한 돈으로 세탁세제 200개(60만원 상당)를 마련해 관내 저소득층에 전달하고 있다.
제주도의회 의장을 지낸 강신정씨 역시 건입동과 삼양동에 쌀 10㎏ 240포대(600만원 상당)를 보내 경로당 어르신들을 위해 나눔을 실천했다.
시는 이번 후원물품들을 설 명절 전에 저소득취약가정, 독거노인가정, 다문화가정, 소규모 취약시설 등 평소 지원이 잘 이뤄지지 않는 곳을 우선으로 골고루 배분할 예정이다.
고숙희 제주시 주민복지과장은 "해마다 잊지 않고 어려운 이웃을 위해 선행을 베풀고 있는 여러 독지가분과 경제적 어려움이 있음에도 나눔을 실천하는 개인, 기업체가 있어 우리 사회가 따뜻해지는 것 같다"며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bjc@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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