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마지막날 IS에 B-2 화력쇼…"세상 끝까지 찾아가 박멸"(종합2보)
무인기 아닌 전폭기 전개해 조직원 80여명 제거
카터 美국방 "IS 암덩어리 제거하겠다는 미국의 견고한 약속"
(카이로·서울=연합뉴스) 한상용 특파원 김보경 기자 =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임기 마지막 날 극단주의 무장조직 이슬람국가(IS)를 전략무기로 맹폭해 차기 행정부에 격퇴 의지를 전달했다.
미국 CNN과 AP통신 등에 따르면 미국 정부는 B-2 전략 폭격기가 18일(현지시간) 밤 리비아 북부 지중해 해안도시 시르테에서 서남쪽으로 약 48km 떨어진 IS 주둔지 2곳을 타격해 80명 이상을 제거했다고 19일 밝혔다.
이번 공습 작전은 오바마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설계됐고 승인 후 전격적으로 수행된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 관리들은 "리비아 통합정부(GNA)와 협조 아래 작전이 이뤄졌다"며 "지하디스트 수십 명이 숨졌지만, 여성과 어린이 등 민간이 사망자는 없다"고 말했다.
피터 쿡 미 국방부 대변인도 이러한 사실을 확인하고 "표적이 된 테러리스트 중에는 시르테에서 도주한 IS 대원들이 포함돼 있다"고 밝혔다.
미군이 그간 IS 거점을 폭격할 때는 무장 무인기(드론)를 주로 투입한 까닭에 B-2 폭격기가 투입된 것은 이례적이라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미국 국방부는 B-2 폭격기를 전개한 까닭을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다만 팻 라이더 미국 공군 대변인은 "우리가 B-2 폭격기를 쓸 때는 그만한 메시지가 있다"고 말했다.
과거 사례를 살펴볼 때 미 공군은 명백한 경고의 메시지를 보낼 때 주로 B-2 폭격기를 전개하곤 했다.
미 공군은 작년 10월 미 서부 네바다주 토노파 사격장에서 B-2기 두 대로 핵폭탄 투하 훈련을 해 잇따른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를 감행한 북한에 경고를 보냈다.
작년 8월에는 태평양의 전략 요충지인 괌에 처음으로 B-2, B-52, B-1 등 전략폭격기 '3총사'를 동시 배치해 아시아 태평양 지역의 비상사태에 대비하겠다는 의지를 과시하기도 했다.
이 같은 배경 때문에 이번 작전이 오바마 대통령이 자신의 퇴임에 맞춰 IS 척결 의지를 다시 강조하기 위한 것이라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오바마 대통령은 리비아 내 IS 격퇴전을 담당하는 미 아프리카사령부(AFRICOM)가 시르테 외곽에 있는IS 조직원들을 공격할 수 있어야 한다는 뜻을 밝혔다.
오바마 대통령의 작전 승인이 떨어지자 미국 정찰기는 이번 폭격에 앞서 몇 주간 시르테에서 서남부 사막 등지로 도주한 IS 대원들의 이동 경로를 추적해 왔다.
애슈턴 카터 미국 국방부 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유럽 테러를 적극적으로 모의하는 까닭에 리비아의 IS 세력을 폭격할 필요가 있었다고 밝혔다.
그에게도 이날이 임기 마지막 날 기자회견이었다.
카터 장관은 "이번 폭격에 중대한 의미가 있다"며 "이라크와 시리아뿐만 아니라 IS가 나타나는 모든 지역에서 IS의 암 덩어리를 제거하겠다는 미국의 변함없는 의지를 보여주는 명백한 사례"라고 강조했다.
리비아 통합정부를 이끄는 파예즈 사라지 총리는 지난달 17일 리비아의 IS 최대 거점 도시였던 시르테의 완전 탈환을 공식 발표했다.
이 발표는 리비아 통합군이 미국 등의 지원을 받으며 IS로부터 시르테 탈환작전을 개시한 지 약 8개월 만이다.
그러나 IS 대원 일부는 시르테를 벗어나 리비아 남부와 동부 사막 지대에 도주해 저항을 계속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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