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독도 소녀상' 사실상 반대…한일갈등 진화 시도
나가미네 주한日대사, 주말 복귀 여부 주시
(서울=연합뉴스) 이상현 기자 = 경기도의회의 독도 위안부 소녀상 건립 계획에 정부가 사실상 반대 입장을 표명한 것은 '소녀상'에서 '독도'로 옮겨붙은 한일갈등을 진화하려는 조치로 보인다.
외교부 조준혁 대변인은 19일 정례브리핑에서 소녀상 건립 계획에 대한 입장을 묻자 "소녀상 관련 사안을 성격이 전혀 다른 독도와 연계시키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조 대변인은 곧이어 두 사안을 누가 연계하고 있다는 것이냐는 물음에 특정한 주체를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이번 언급은 사실상 소녀상 설립 계획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보인 것으로 해석된다.
위안부 소녀상에 대한 국민적 지지여론이 강한 상황에 정부가 정치적 부담을 감수하고 반대 입장을 보인 셈이다.
이는 무엇보다 소녀상 문제에 일본의 독도 망언 도발이 더해지면서 극단으로 치닫고 있는 한일갈등을 최대한 진화하려는 의도라고 전문가들은 설명했다.
부산 일본 총영사관 앞 위안부 소녀상 설치에 항의하는 취지로 지난 9일 일시 귀국한 나가미네 야스마사(長嶺安政)의 한국 귀임 일정조차 예측하기 어려울 정도로 양국 갈등의 장기화 조짐이 나타나는 상황이다.
만약 소녀상 문제로 빚어진 갈등이 휘발성 강한 독도 문제로까지 본격적으로 번질 경우, 양국 관계가 수습할 수 없는 수준에 이를 수 있다고 우리 당국이 판단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관측이다.
또 정부의 이런 언급은 최근 독도 소녀상 건립 계획에 직간접적으로 관련된 일부 지방자치단체장들이 잇달아 반대 취지 입장을 표명한 것의 연장선에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김관용 경북도지사가 18일 "장소를 신중히 고려해야 한다. 독도 현장에 소녀상을 설치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언급한 데 이어, 남경필 경기도지사도 이날 독도 문제와 위안부 합의가 서로 연계돼선 안 된다는 입장을 밝혔다.
우리 정부의 이런 반응을 일본은 예의 주시하면서 후속 조치를 위한 본격적인 논의에 들어간 모습이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는 전날 스기야마 신스케(杉山晋輔) 외무성 사무차관 등 외무성 간부들과 위안부 소녀상 설치 대응 방안 등을 논의한 데 이어 이날 나가미네 대사의 귀임 시기 등에 대해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외무상과 각의(국무회의) 이후 별도 협의를 하기도 했다.
하지만, 귀임 시기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결론을 내리지는 못했지만, 주말 복귀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점쳐지고 있다.
경기도의회가 독도 소녀상 건립 시점을 올해 12월로 계획하고 있어 단기간에 결론이 나오기는 어려운 상황이기 때문에 양국이 이번 주말을 전후로 막후 외교활동에 나선다면 상황이 수습 국면에 들어가지 않겠느냐는 전망도 나온다.
반면, 갈등 상황이 조기에 진정되지 않으면 오는 2월 22일 시마네현 '다케시마의 날'을 계기로 갈등이 더 격화할 수 있어 양국 모두 대화 노력에 더욱 집중해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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