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평창] ④ 솔트레이크 뛰어넘는 '경제 올림픽' 노린다
'국격 제고'에 더해 '경제적 성공'까지 두 마리 토끼 목표
규제개선 통한 '지역균형발전·지역경제 활성화' 효과 영속돼야
'나가노 올림픽 실패'에서 교훈 얻어야
(춘천·세종=연합뉴스) 임보연 박대한 민경락 기자 = 하계올림픽과 동계올림픽, 월드컵, 세계육상선수권은 지구촌 4대 스포츠 대회로 꼽힌다.
세계인의 관심이 집중되다보니 모두들 4대 스포츠 대회 유치를 희망하지만 정작 성공하는 국가는 많지 않다.
4대 스포츠 대회를 모두 개최한 국가는 이른바 '국제 스포츠 대회 그랜드 슬램 달성국'으로 불린다.
지금까지 그랜드 슬램 달성국은 프랑스와 독일, 이탈리아, 일본, 러시아 등 5개국에 불과했다.
한국은 1988년 하계올림픽,2002년 월드컵을 성공적으로 치렀고, 지난 2011년에는 세계육상선수권대회까지 훌륭하게 진행했다.
이제 1년 앞으로 다가온 평창 동계올림픽까지 성공리에 마무리하면 대한민국은 여섯 번째 그랜드슬램 달성국이 된다.
전 세계인들의 관심을 받는 만큼 4대 스포츠 대회 유치의 경제적 이익 창출 효과도 크다.
특히 동계올림픽은 다른 대회에 비해 고품격의 이미지가 강한 데다 스키 등 각종 동계스포츠와 연계될 경우 해당 지역은 올림픽 후 세계적인 겨울 관광지로 부상할 수 있다는 기대도 받는다.
3수 끝에 유치에 성공한 평창올림픽이 강원도는 물론, 최근 각종 악재로 어려움을 겪는 한국 경제가 발돋움할 수 있는 도약대로서 국가적 기대를 받는 것도 이 때문이다.
◇ 평창올림픽 직·간접 효과 64조원…세계적 겨울관광지로 뜬다
오는 2월 9일은 2018 평창동계올림픽 G(Game)-365일이 되는 날이다. 평창올림픽 개최가 1년 앞으로 다가오면서 올림픽에 대한 기대도 커지고 있다.
평창올림픽을 어떻게 치르느냐에 따라 좁게는 평창, 넓게는 강원도와 대한민국에 대한 이미지가 달라지는 것은 물론 경제적 효과도 확대될 수 있다.
현대경제연구원이 내놓은 '평창 동계올림픽 개최의 경제적 효과' 보고서에 따르면 평창올림픽의 경제적 효과는 무려 64조9천억원에 달한다.
구체적으로 경기장과 교통망, 숙박 시설 등 직접적 투자의 경제적 효과가 16조4천억원으로 추정됐다.
여기에 39만명의 외국인 관광객 입국으로 1조2천억원의 경제적 효과가 발생하는 등 연관 소비 지출로 4조7천억원의 효과가 창출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올림픽 개최 이후 10년 동안 지속될 것이라는 가정 하에 추정한 간접적 효과는 더 크다.
일본 삿포로처럼 평창이 세계적 겨울 관광지로 부상하면 우리나라에 대한 추가 관광수요를 창출, 향후 10년 간 그 효과가 32조2천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됐다.
여기에 국가이미지 제고, 이에 따른 기업 브랜드 인지도 상승과 수출 증대 효과는 11조6천억원으로 추정됐다.
◇ 경제올림픽 대명사 솔트레이크 뛰어넘는다
최근 동계올림픽 개최지 중 경제적 측면에서의 성공사례로는 솔트레이크 대회가 꼽힌다.
솔트레이크는 기존 시설을 최대한 활용해 올림픽 경기를 위한 추가 지출을 최소화했다. 11개의 경기장 중 신축시설은 유타올림픽오벌 등 3개 시설에 불과했고 8개 경기장은 기존 시설을 개·보수했다.
사후 시설 활용을 위해 스포츠산업과 연계해 지속적인 수익 창출을 실현했고, 스포츠 체험 및 관람객 유치로 지역 관광 및 경제 활성화 효과도 거뒀다.
실제 올림픽 개최연도의 해당 지역 전체 관광객 수를 100으로 봤을 때 솔트레이크 관광객 유입규모는 대회 5년 전 113에서 대회개최 후 5년 뒤 118.1로 상승했다.
실패 사례로 꼽히는 나가노 대회는 올림픽 개최에 필요한 5개 실내경기장 중 컬링 경기장을 제외한 4개 경기장을 신축하고 개폐회식장 및 스키점프 시설 등을 새로 만들었다. 이들 시설 대부분이 올림픽 후 지역 주민들만 이용해 수익 창출 효과도 미진했다.
관광객 유치 효과도 크지 않아 나가노 지역의 관광객 수는 올림픽 5년 전 104.2(올림픽 개최연도=100 기준)에서 개최 후 5년 뒤에는 97.9로 하락했다.
평창을 '성공한 경제올림픽'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솔트레이크 사례를 본받고 나가노의 실패로부터 교훈을 얻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 평창, 올림픽 넘어 지역균형 발전 이끈다
평창올림픽조직위와 강원도 등에 따르면 이번 올림픽 개최에 들어가는 비용은 13조원에 달한다. 다만 이중 11조원이 철도와 고속도로 등 사회간접자본(SOC) 건설에 투입되는 만큼 순수 개최비용은 2조원 안팎이라는 게 조직위 측의 설명이다.
철도와 도로는 올림픽 뿐만이 아니라 지역균형발전 차원에서도 강원도를 위해 꼭 필요한 사업들이다.
조직위와 강원도는 앞으로 남은 1년 간 어떻게 준비하느냐에 따라 '평창올림픽 성공'이라는 과실의 크기가 달라질 수 있다고 보고 총력전에 나서고 있다.
우선 경기장과 관련해 대부분 시설이 완공을 완두고 있고 일부 준공한 경기장에서는 테스트이벤트를 성공적으로 끝냈다.
조직위와 강원도는 전남 F1 대회나 인천 아시안게임 등 그동안 국제대회 유치 실패 사례를 반면교사로 삼아 올림픽시설 사후활용 방안도 마련했다.
정선 알파인 경기장과 강릉 스피드스케이트경기장은 관련 조례를 개정해 3월 중 경기장별 관리위탁협약을 체결할 예정이다. 올림픽플라자를 포함한 13개 시설 중 11개 시설은 이미 활용방안이 수립됐다.
평창올림픽을 계기로 지역균형 발전은 물론 강원도의 지속성장 기반을 마련한다는 계획 아래 특구 조성 사업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미 평창과 강릉, 정선 등 3개 시·군 5개 특구 13개 지구가 지정돼 있다.
최문순 강원지사는 "평창올림픽을 성공 개최해 대한민국의 경제적 활기와 국격을 끌어올리는 것이 중요한 과제"라며 각오를 다졌다.
◇ '규제개선으로 화룡점정'…올림픽 효과는 계속된다
여기에 더해 강원도 지역의 무분별한 개발을 막을 목적으로 난립한 규제들이 합리적으로 개선되면 그야말로 '화룡점정'이 될 수 있다.
올림픽을 통해 부양된 지역 경기를 규제 개혁을 마중물로 삼아 이어간다면 강원도 지역 발전과 함께 지역균형 발전의 가치도 실현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다.
하지만 환경단체·야당을 중심으로 한 반론은 정부와 강원도가 풀어야 할 과제다.
강원도 양양군이 평창 동계올림픽을 앞두고 야심 차게 추진하던 '설악산 오색 케이블카' 사업은 지난해 8월 국립공원위원회로부터 조건부 승인을 받으면서 탄력을 받았지만 12월 문화재위원회에 의해 제동이 걸리면서 지연되고 있다.
설악산 오색케이블카는 강원도 양양군 서면 오색리와 산 위 끝청(해발 1천480m) 사이에 길이 3.5㎞의 삭도를 설치하고 관광용 케이블카를 운행하는 사업이다.
오색케이블카는 설악산의 설경과 동해를 한꺼번에 감상할 수 있어 주목해야 할 관광자원으로 사업 추진 단계부터 관심을 끌었다.
정부는 지자체의 역점 신산업에 대해 규제를 획기적으로 줄여주는 규제프리존법에 대해서는 "이견이 없는 법"이라며 올해 국회 통과를 긍정적으로 전망하고 있다.
현행 백두대간보호법은 백두대간 핵심·완충 구역에 숙박시설·산악열차 등 관광시설 설치를 제한하고 있다.
이렇다 보니 인프라 시설 건축은 물론 강원도 산악 지역에서는 라면조차 끓일 수 없어 컵라면만 겨우 판매할 수 있는 상황이다.
강원도는 규제프리존법이 통과되면 이런 규제를 합리적으로 개선해 강원도 산악지대를 '한국판 융프라우(스위스의 관광명소)로 키울 수 있는 제도적 기반이 마련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오색케이블카 사업이 올해 착공을 했다면 평창올림픽을 앞두고 외국인 관광객들에게 우리 산악의 우수성을 알릴 수 있었을 텐데 아쉽다"라며 "정부와 강원도가 규제 개선을 위해 열심히 뛰고 있다"고 말했다.
pdhis959@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