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쉬운 역전패 정현 "후회 없이 경기했기에 만족"(종합)
정현 "이덕희도 올해 메이저 본선 뛸 수 있을 것"
하와이 챌린저 대회 후 2월 초 데이비스컵 출격
(서울=연합뉴스) 김동찬 기자 = '한국 테니스의 희망' 정현(105위·삼성증권 후원)이 호주오픈 테니스대회 2회전에서 패한 뒤 "많은 것을 배웠다"고 밝혔다.
정현은 19일 호주 멜버른에서 열린 대회 나흘째 남자단식 2회전에서 그리고르 디미트로프(15위·불가리아)에게 1-3(6-1 4-6 4-6 4-6)으로 역전패했다.
1세트를 순식간에 따내 기선을 잡았지만 이후 매 세트 고비를 넘기지 못하고 역전패했다.
경기를 마친 뒤 공식 기자회견에 참석한 정현은 "많은 것을 배웠다"며 "1세트를 잘 이겨내 기회가 있었는데 2세트 초반에 흐름을 이어가지 못하는 등 아쉬운 부분이 있었다"고 소감을 전했다.
2015년 US오픈에 이어 개인 통산 두 번째로 메이저 대회 단식 2회전에 오른 그는 "전체적으로 아쉬움이 남지만 후회 없이 했기 때문에 굉장히 만족스럽다"고 자평했다.
앞서 열린 여자부 경기가 2세트 도중 한 선수가 기권하는 바람에 예정보다 일찍 코트에 들어선 것은 오히려 좋은 영향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하이센스 아레나에서 먼저 열린 여자부 경기에서 사라 에라니(이탈리아)가 에카테리나 마카로바(러시아)에게 2세트 게임스코어 2-3으로 뒤진 상황에서 기권을 선언, 정현 경기 시작이 예상보다 일찍 앞당겨진 것이다.
정현은 "저에게 좋은 영향이라고 본다"며 "저는 빨리 코트에 들어가고 싶었는데 마침 앞당겨지면서 1세트를 좋은 내용으로 풀어갈 수 있었다"고 답했다.
그는 또 '한국에서 당신은 스타 선수냐'라는 외국 기자의 물음에 "그렇지는 않다. 아직 아니다(Not so much. Not yet)"라고 답해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자신에 이어 한국 선수로는 두 번째로 세계 랭킹이 높은 이덕희(148위·마포고)의 발전 가능성을 묻는 말에는 "올해 메이저 대회 본선에 뛸 수 있을 것"이라며 "장래가 유망한 한국 선수들이 더 있다"고 소개했다.
한 외국 기자는 "예전에는 통역의 도움을 받아서 인터뷰했지만 오늘 직접 영어로 인터뷰하는 것을 보니 영어 공부를 열심히 한 것 같다"고 칭찬했다.
정현은 "그동안 노바크 조코비치나 스탄 바브링카와 같은 정상급 선수들과 경기를 했던 것이 오늘 많은 도움이 됐다"며 "오늘 이 경기는 또 앞으로 과정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미국 하와이주로 이동해 22일 시작하는 챌린저 대회에 출전하는 정현은 이후 귀국해 2월 초 국가대표 경기인 데이비스컵을 준비할 예정이다.
한편 이날 정현에게 승리를 거둔 디미트로프는 대회 인터넷 홈페이지에 올라온 인터뷰를 통해 "1세트에 정현의 경기력은 대단했다"며 "2세트 시작하면서 공격적으로 경기를 풀어가면서 자신감을 되찾아 승리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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