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통상전쟁 전운 고조…중국도 대대적 반격카드 준비중"
주중암참 "中 새 반덤핑혐의 조사중"…"항공기·자동차·첨단장비 우선 제한"
(상하이=연합뉴스) 정주호 특파원 = 트럼프 미국 정부의 출범을 앞두고 중국도 미중 무역전쟁에 대비한 보복 카드를 준비 중이라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19일 보도했다.
레스터 로스 주중 미국 상공회의소 정책위원회 위원장은 "우리가 아는 한 중국은 차기 미국 정부가 대(對) 중국 무역투자에 제한을 가하는 등 일련의 통상제재가 취해질 경우에 대비한 조치를 준비해놓고 있다"고 밝혔다.
로스 위원장은 중국이 새로운 반덤핑 혐의에 대한 조사를 한창 진행 중이라고 전했다.
그는 "미국이 제재를 실행에 옮기면 중국은 보복 차원의 조치를 취할 것이라 위협하고 있고 실제로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중국이 미국과의 통상전쟁 발발시 반덤핑 및 보조금 상계관세 부과나 중국에 진출한 미국 기업 조사는 물론 세계 최대의 달러, 국채 보유국으로서 대미 반격 카드도 준비 중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여기엔 보잉 항공기 주문 취소, 미국산 농산물 수입 중단 조치도 포함된다.
선젠광(沈建光) 홍콩 미즈호증권 이코노미스트는 중국의 대응 카드로 미국 항공기, 자동차, 기계장비, 첨단부품 등의 수입 제한을 꼽으면서 "중국은 미국산 농산물 수입제한 카드도 갖고 있다"고 말했다.
로스 위원장의 발언은 최근 중국내 보호 무역주의 대두와 시장접근 제한, 불명확한 규제에 대한 우려를 지적한 주중 미국상공회의소의 연례 설문조사 결과가 발표된 것과도 맞물린다.
설문조사 결과 미국상의 회원사 462곳 가운데 중국이 자사의 투자 목표 상위 3위에 들어간다고 답한 기업은 56%에 그쳤다. 이는 2009년 이후로 가장 낮은 수치다.
또 응답자 가운데 80%가 중국에서 예전보다 덜 환대받고 있다고 답했다. 3년전만 하더라도 이같이 답한 기업은 전체의 40% 수준에 불과했다.
아울러 미국 정부와 중국 정부의 긍정적인 관계가 중국에서 기업 성장에 매우 중요하다는 응답은 72%에 달했지만, 2017년에 미·중 관계가 나아질 것이라는 관측은 17%에 그쳤다.
윌리엄 재릿 주중 미국상공회의소 회장은 "중국에 진출한 외국기업들은 중국 정부가 지난 2012년 약속한 개혁이 실질적으로 이행됐다는 움직임을 보지 못했다"며 "경제 자유화 민영화 대신에 개혁은 단지 국유기업의 경쟁력을 강화하는데만 초점이 맞춰져 있다"고 주장했다.
재릿 회장은 이어 주중상공회의소가 내달중 워싱턴에 7∼8명의 대표단을 파견해 미중 양국이 상호 공영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한 의견을 나누고 중국에 '현실적인'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게 되길 바라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차기 미국정부에 중국과 협상에서 보다 공세적일 필요가 있다고 권고할 것"이라며 "미중 양국 모두에 비생산적일 수 있는 일은 하지 않는다는 점을 분명히 하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의 시장개방성 부족을 지적하며 미국과 중국간 양자투자협정(BIT) 체결 전망이 더욱 어두워졌다고 진단했다. 앞서 주중 미국상공회의소는 미중 BIT가 2018년께 합의에 이를 것으로 전망한 바 있다.
주중 미국상공회의소를 위시한 중국내 외자기업들은 줄곧 중국에서 투자환경 악화와 함께 불공평한 대우를 받고 있다면서 반독점 조사, 중국시장 진입규제, 지적재산권 침해 문제 등을 지적하고 있다.
이들 기업은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최근 다보스포럼 개막연설에서 반(反) 보호무역 세계화를 주창하며 자유무역의 수호자임을 자처했지만 정작 자국의 무역장벽은 높이는 이중잣대를 적용하고 있다고 비판하고 있다.
미카엘 클라우스 주중 독일대사는 최근 중국의 경제정책이 실제로 세계화에 위배되고 있다고 꼬집은 성명을 발표하며 "중국은 언행을 일치시켜야 한다. 보호 무역주의 배격에 대한 정치적 선언이 행동으로 옮겨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화춘잉(華春瑩)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중국의 투자환경이 미흡하다는 외국 기업들의 주장에 "사실상 중국은 가장 개방된 개발도상국 중 하나"라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지난해 미국의 대중 투자가 전년 동기 대비 52.6% 늘어 중국이 아직도 미국 기업에 대해 흡인력이 있음을 보여준다고 강조했다.
joo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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