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농축수산물 공급 늘리고 가공식품 담합 엄정대응(종합2보)
물가관계장관회의 개최…계란 수입선 다변화하고 배추·무 등 조기출하
공공요금 인상 최소화·2천100여개 수수료 정비…주유소·이통시장 경쟁 촉진
유일호 부총리 "물가안정 분위기 착근되도록 면밀 점검…필요시 보완대책"
(세종=연합뉴스) 박대한 기자 = 정부가 최근 가격이 올라 서민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는 농산물, 가공식품, 지방공공요금의 안정을 위해 정책역량을 집중한다.
계란 수입선 다변화를 통해 공급을 확대하고 배추와 무 등 농축수산물 정부 비축·보유물량 공급, 조기출하 유도 등을 통해 가격을 낮추기로 했다.
지방공공요금 인상 최소화, 각종 정부·공공기관 수수료 폐지 및 인하 등도 추진한다.
정부는 19일 오전 유일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주재로 정부 서울청사에서 물가관계장관회의 겸 경제현안점검회의를 열고 최근 물가동향 및 대응방향을 논의했다.
유 부총리는 "최근 서민 체감물가 상승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며 "가격이 올라 서민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는 농산물, 가공식품, 지방공공요금의 안정을 위해 최우선의 노력을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정부는 앞으로 물가 흐름과 관련해 봄에 출하되는 채소류의 재배면적 증가로 4월 이후 농산물 가격은 안정되겠지만, 국제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석유류와 가공식품을 중심으로 계속 오름세가 나타날 것으로 전망했다.
정부는 관계부처 합동으로 생활물가를 일일단위로 점검하고 부처별 현장점검 강화, 물가관계회의체 운영을 통한 보완대책 마련 등을 추진하기로 했다.
구체적으로 고병원성 조류 인플루엔자(AI) 확산으로 급등한 계란 가격 안정을 위해 수입선을 다변화하고 봄배추 2천톤(t) 4월 중순 이전 조기 출하, 당근·무 조기 출하 및 파종을 유도하기로 했다.
고등어와 갈치, 참조기, 명태 등 정부비축 수산물 7천200t을 설 전에 집중 방출하기로 했다.
가공식품은 소비자단체와 함께 가격 감시활동을 강화하고 가격 상승세에 편승한 인상, 담합 등 불합리한 가격인상에 대해서는 엄정히 대응할 계획이다.
특히 빈병 보증금 인상에 편승한 부당한 주류가격 인상을 막기 위해 외식업소와 소매점에 대한 단속을 강화하기로 했다.
공공요금은 공공기관과 지자체 차원에서 가격상승요인을 경영 효율화 등으로 우선 흡수하되 불가피한 경우에는 분산 인상하거나 인상 폭을 최소화하도록 시도물가관계관 회의, 중앙·지방 정책협의회 등을 통해 독려할 방침이다.
정부나 공공기관이 부과하는 2천100여개의 수수료에 대해 전수조사를 실시, 상반기 중 수수료 정비 방안을 내놓기로 했다.
이에 따라 1천원인 운전경력증명서 방문 발급수수료가 폐지되고 항공사진 등 공간정보 발급 수수료는 기존 2만원에서 2천원으로 인하된다.
정부는 이번 기회에 농축수산물, 석유·통신시장을 중심으로 중장기적인 물가안정 노력을 병행할 방침이다.
채소류는 생산안정제 물량을 대폭 확대하고, 품목조합·거점도축장을 민간패커로 육성해 축산물 유통단계를 현행 4∼6단계에서 2∼3단계로 줄여 구조적으로 가격이 안정화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경쟁제한적인 석유 및 통신시장은 알뜰주유소와 알뜰폰 운영을 효율화해 소비자 부담 완화 효과를 끌어내기로 했다.
유 부총리는 "실제 생활현장에서 물가안정 분위기가 착근될 수 있도록 관계부처와 시민단체가 합동으로 사재기, 편승인상 등에 대한 모니터링과 단속을 실시할 것"이라며 "물가관계 장·차관회의 등을 통해 추진상황을 면밀히 점검하고 필요한 보완대책은 신속히 마련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정부는 중국이 한반도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에 대한 보복으로 한국산 제품에 대한 비관세 장벽을 높이는 것과 관련해 이날 대 중국 통상현안 대응방안도 논의했다.
정부는 한중 통상점검 태스크포스(TF)를 민관합동 정례 대응체제로 확대하고 배터리 등 업종별·분야별 공조를 강화하기로 했다.
다양한 양자채널 및 다자채널을 활용해 중국에 문제제기하고 중장기적으로 수출시장 다변화, 산업경쟁력 강화를 지속 추진하기로 했다.
한편 유 부총리는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이재용 삼성전자[005930] 부회장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가 기각된데 대해 "법원이 여러 상황과 법리 등을 검토해서 판단한 것으로 제가 코멘트할 일이 아니다"고 말했다.
유 부총리는 중국이 한국산 화장품에 이어 전자 양변기 수입 불합격 처분을 내린 것에 대한 대응을 묻자 "공식채널로는 하고 있지만 중국이 지금까지의 조치들을 사드와 연관시켰다고 확인해 준 적이 없다. 경제와 무관한 것을 갖고 했다는 분명한 증거가 나온다면 당당히 따질 수 있을 것"이라며 "지금은 그런 연결고리가 없어서 우리가 먼저 지레짐작할 수는 없어 상황에 따라, 또 사안에 따라 봐야 한다"고 밝혔다.
pdhis95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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