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키 유망주 김마그너스 "삿포로 아시안게임 금메달 목표"
평창에서는 20위만 돼도 잘 한 것…비정상회담 출연자들 한국어 실력 놀랍다
(서울=연합뉴스) 김동찬 기자 = "늦게 와서 죄송합니다."
스키 크로스컨트리 유망주 김마그너스(19)가 벌떡 일어나서 부산 사투리가 섞인 말투로 사과하며 고개를 꾸벅 숙였다.
김마그너스는 18일 오전 11시 서울 송파구 올림픽파크텔에서 열린 기자회견에 참석하기로 했으나 이날 오전 비행기가 연착되는 바람에 약 1시간 30분 늦게 행사장에 도착했다.
비행기 연착은 김마그너스가 어떻게 해 볼 도리가 없는 문제였지만 김마그너스는 예의를 갖췄고 기자회견장에는 훈훈한 웃음이 감돌았다.
노르웨이인 아버지와 한국인 어머니를 둔 김마그너스는 지난해 노르웨이 릴레함메르에서 열린 동계유스올림픽에서 2관왕에 오른 선수다.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과 2022년 베이징 동계올림픽에서 상위권 입상이 기대되는 김마그너스는 21일 서울 뚝섬한강공원에서 열리는 2017 서울 국제 크로스컨트리 대회에 출전하기 위해 이날 입국했다.
김마그너스는 기자회견을 통해 "이런 대회가 열리는 것은 비인기 종목을 많은 사람에게 알릴 좋은 기회"라며 "일반 팬 여러분들이 많이 오셔서 크로스컨트리 종목을 알고 접하시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 초점은 동계아시안게임에 두고 있다"고 밝혔다. 올해 동계아시안게임은 2월 일본 삿포로에서 열린다.
김마그너스는 "아시안게임에 대비해 컨디션을 관리하고 있기 때문에 지금은 최상의 상태는 아니다"라며 "이 대회가 끝나면 평창에서 훈련하면서 2월 초에 열리는 테스트이벤트에 출전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테스트이벤트를 마치면 전국체전이 이어지고 그 대회까지 마친 뒤에 일본으로 이동한다"며 "테스트이벤트가 세계선수권이 임박한 시기에 열려서 톱 랭커들이 많이 빠진다고 알고 있는데 그래서 더욱 좋은 성적을 낼 수도 있을 것 같다"고 웃었다.
아시안게임 목표를 묻자 김마그너스는 "아직 어떤 선수들이 출전하는지 몰라서 예상하기 어렵다"며 "일본에서 잘하는 선수들이 나오느냐에 따라 성적이 달라질 수 있겠지만 목표는 역시 금메달"이라고 답했다.
"한국 스키 발전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생각에 한국 국가대표로 뛰기로 했다"고 밝힌 그는 "평창 올림픽은 사실 제가 어리기 때문에 20위 안에만 들어도 잘하는 것"이라고 조심스럽게 전망했다.
김마그너스는 "우선 올해 6월에 고등학교를 졸업하면 학교에서 해방되니까 훈련에 더 몰두할 수 있을 것"이라고 너스레를 떨며 "평창 메달은 사실 목표보다는 꿈에 가깝지만 그래도 어이없는 실수는 하지 않도록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비시즌 기간에 달리기와 롤러 스키 등을 통해 근력 훈련을 주로 했다는 그는 "크로스컨트리도 홈 이점이 큰 종목이기 때문에 우리가 평창에서 유리할 수 있다"며 "다만 경기장이 이번 시즌에야 완공되면서 홈 이점을 100% 살리기는 시간이 부족하다는 아쉬움이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한국말이 유창하다'는 칭찬에 그는 "다행입니다"라고 답하며 "제가 18년 가운데 반평생인 9년을 한국, 9년은 노르웨이에서 살았다"고 답해 행사장에 폭소가 터지게 했다.
그는 "6년 전에 노르웨이로 거처를 옮기기 전에는 한국말을 더 잘했다"며 "엄마, 동생 하고 얘기하고 한국 방송도 보면서 한국어 실력을 잘 유지한 것 같다"고 말했다.
즐겨보는 TV 프로그램을 묻자 김마그너스는 "무한도전과 비정상회담"이라고 답했다.
그는 한국어를 잘하는 외국인들이 주로 출연하는 '비정상회담'에 대해 "그 사람들은 저보다 더 외국인인데 한국말을 훨씬 잘해서 정말 신기하더라"고 말해 다시 한 번 기자회견 참석자들을 웃겼다.
한편 김마그너스가 출전하는 2017 서울 국제 크로스컨트리대회는 20일부터 이틀간 서울 뚝섬 한강공원 특설 크로스컨트리 경기장에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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