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중해 건너다 숨진 난민 새해 들어 벌써 220여명"
유엔기구, 14일 난민선 침몰사고 희생자 180여명 추정
(서울=연합뉴스) 권혜진 기자 = 지난 14일(현지시간) 지중해에서 발생한 난민선 침몰사고 희생자 수가 180여명에 이른다고 AP, AFP, dpa 통신 등이 유엔난민기구(UNHCR)를 인용해 17일 보도했다.
이로써 올해 들어 지중해를 건너다 목숨을 잃은 난민 수는 220여명에 이른다.
사고가 난 배는 지난 13일 리비아에서 동아프리카 출신 난민 180여명을 태우고 출항했으며 5시간가량 지났을 무렵 엔진이 꺼지면서 바다에 서서히 가라앉았다.
탑승객 중 남성 3명과 여성 1명은 영하의 온도 속에서 몇 시간을 버틴 끝에 유럽연합의 국경 수비 기관 프론텍스 선박에 발견돼 가까스로 목숨을 구했으나 나머지 탑승객들은 모두 실종되거나 익사체로 발견됐다.
구조된 한 남성은 "아내가 70여 명의 여성과 함께 배 중앙에 있었다. 아이들도 있었으나 아무도 구조되지 못했다"며 사고 당시 정황을 설명했다.
생존자들은 이탈리아 트라파니항구로 옮겨졌으나 탈진 상태라고 한 구조 관계자는 전했다.
이들이 선택한 항로는 중동이나 아프리카 출신 난민이 유럽행을 시도할 때 주로 선택하는 루트다. 특히 리비아는 이탈리아와 거리가 가까워 일종의 기착지로 자리 잡았다.
지중해를 건너 유럽으로 가려는 난민 행렬이 이어지면서 지난해 이탈리아 항구에서 집계한 난민 수만도 18만1천명에 이르며 올해 들어서도 2천300여명이 이탈리아 항구에 도착했다.
하지만 이들이 목숨을 건 항해를 위해 이용하는 배는 대개 열악한 상태여서 지중해를 이용하는 난민이 늘어날수록 희생자 수도 증가하고 있다.
이번에 사고가 난 배도 목조선이었다.
지난해 지중해 상에서 숨지거나 실종된 난민 수는 5천79명에 이른다.
희생자 수는 2014년 3천279명, 2015년 3천777명으로 매년 늘어나는 추세이며 최근 유럽연합(EU) 의장국인 몰타의 조지프 무스카트 총리는 올봄 지중해를 건너 유럽 입국을 시도하는 난민 수가 사상 최고치에 이를 것으로 전망해 희생자 수 증가도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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