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너스금리 압박에 日 거대금융그룹마저 '적과 동침'
미즈호금융그룹·미쓰이스미토모트러스트 계열 자산관리은행 통합
(서울=연합뉴스) 이춘규 기자 = 일본 거대 금융기관들이 지난해 1월 도입된 마이너스 금리로 경영사정이 나빠지자, 적과의 동침도 불사하며 수익구조 개선에 나서고 있다.
18일 니혼게이자이신문과 NHK방송에 따르면 라이벌 관계인 미즈호금융그룹과 미쓰이스미토모트러스트홀딩스가 이례적으로 계열을 뛰어넘어 산하의 자산관리은행을 통합하기로 하고 협의 중이다.
미즈호가 54% 출자한 자산관리서비스신탁은행(TCSB)과 미쓰이스미토모트러스트의 출자비율이 67%인 일본트러스트서비스신탁은행(JTSB)을 지주회사 방식으로 연내에 통합하는 방안을 추진하는 것이다.
합병은 대등한 방식이 기본으로 하고, 회사이름과 합병비율 등을 놓고 막바지 조정을 하고 있다. 3월말 이전에 통합방안이 발표될 것으로 전해졌다.
합병시 신탁재산 규모는 경쟁사인 미쓰비시UFJ금융그룹 계열 은행의 2배인 380조엔이 된다.
자산관리은행은 기업이나 연금기금으로부터 유가증권 등의 자산을 맡아 운용 상황을 관리하거나, 이자나 배당의 지불을 대행한다. 신탁은행 업무에 있어서는 핵심적인 분야다.
양측은 2020년까지 두 은행을 최종 합병, 고액 투자가 필요한 시스템의 단일화를 목표로 한다. 규모 확대를 통한 업무효율 향상을 노리는 것이라고 일본 언론은 해석했다. 전형적인 규모의 경제 추구다.
양측은 앞으로 자산관리 사업 이외에서도 제휴 확대를 검토한다.
일본의 은행은 미즈호와 미쓰비시UFJ, 미쓰이스미토모 금융그룹의 3대 메가뱅크와 신탁이 전업인 미쓰이스미토모트러스트를 축으로 하는 4대 세력이 경쟁하는 체제가 2000년대 중반 굳어졌다.
미쓰이스미토모트러스트는 같은 재벌계인 미쓰이스미토모에 가깝다고 여겨졌지만 중복 고객이 많다. 새로운 고객 확보로 연결하기 위해선 미즈호와 제휴하는 쪽이 효과가 크다고 판단한 듯하다.
자산운용 비즈니스에는 고객이 맡긴 자산을 관리하는 사업과, 맡은 자산을 운용하는 사업이 있다. 미즈호는 작년 가을 제일생명홀딩스와 운용사업을 통합했다. 관리사업에서도 규모확대에 나선 것이다.
이번에 통합이 이뤄지면 신탁재산 규모는 400조엔(약 4천190억원)에 가까워지지만 글로벌 신탁사들의 자산규모에는 크게 못 미치는 수준이다. 미국의 뱅크오브뉴욕멜론의 자산은 2천800조엔, 스테이트스트리트은행은 2천460조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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