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장 얼려 만든 썰매장서 선생님도 학생도 '씽씽'
보은 송죽초교 물 가둬 빙판 조성, 교사가 만든 썰매도 비치
(보은=연합뉴스) 박병기 기자 = 충북 보은의 한 산골 초등학교 운동장이 썰매장으로 변신해 눈길을 끈다.
17일 보은교육지원청에 따르면 최근 강추위로 송죽초등학교 운동장에 가둬둔 물이 꽁꽁 얼어 멋진 썰매장이 됐다.
이 학교는 전교생 18명에 불과한 소규모 학교다. 주변에 마땅한 놀이시설이나 사설 학원이 없어 방학인데도 대부분의 학생이 학교에 나와 책을 읽거나 풍물·컴퓨터 등을 배우며 시간을 보낸다.
학교 측이 이들을 위한 깜짝 선물로 구상한 게 바로 썰매장이다.
운동장에 길이 32m·폭 12m의 테두리를 친 뒤 그 안에 비닐을 깔고 물을 가둬 만든 천연 썰매장이다. 교사들은 태릉선수촌에서 선수들이 쓰다 버린 스케이트 날을 가져다가 썰매 30대도 만들었다.
지난 주말부터 영하 10도를 넘나드는 강추위가 몰아치면서 썰매장은 학생들의 놀이터로 변했다.
학교에서 만들어 놓은 썰매로 매끈한 얼음 위를 질주하거나 얼음 팽이를 돌리는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그치지 않는다.
6학년 이찬호 군은 "학교에서 썰매를 타리하고는 상상도 못 했는데, 너무 재미있어 시간 가는 줄 모른다"고 말했다.
김창용 교장은 "학부모와 주민들이 적극 지원해줘 널찍한 썰매장이 만들어졌다"며 "학생뿐만 아니라 지역사회에 겨울스포츠 장소로 활용되기 바란다"고 말했다.
이 학교는 여름에도 같은 방식으로 야외수영장을 조성할 계획이다.
bgipar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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