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썩는 냄새 진동…속 메스껍고"…AI 살처분 악취 주민 불편
(해남=연합뉴스) 손상원 기자 = 전남 해남 한 마을에서 조류인플루엔자(AI) 감염 오리 살처분에 따른 악취 민원이 발생해 행정당국이 대책을 고심하고 있다.
17일 전남도와 해남군에 따르면 해남군 화산면 관동마을 주민들은 살처분 장소에서 나오는 악취로 불편을 겪는다며 자치단체에 민원을 제기했다.
이곳에서는 지난달 30일 AI가 발생해 육용 오리 1만3천500여마리를 호기호열 방식으로 살처분했다.
호기호열 방식은 비닐과 부직포를 깔고 왕겨, 미생물을 투입해 6개월가량 발효 과정을 거쳐 비료로 활용하는 것이다.
주민들은 동물 사체와 소독약품 냄새로 속이 메스껍고 머리가 지끈거린다며 불만을 표출했다.
민가 밀집지 건너편 바닷가 언덕을 매몰지로 선정한 탓에 바닷가로부터 냄새가 마을로 퍼져나간 것으로 당국은 보고 있다.
주민들은 매몰지 이설을 요구했지만, 보름이 겨우 지난 상황에 추가 감염 등 우려가 있어 당장 이설은 어려울 수도 있다.
전남도와 해남군은 농림축산식품부에 조기 이설 방안을 문의할 방침이다.
일각에서는 축산업 등록 시 AI 발생에 대비해 매몰 장소를 확보하는 등 제도를 보완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마을 한 주민은 "AI 확산 방지를 위해 감염된 오리를 신속하게 살처분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매몰지 주변 주민의 입장도 충분히 고려했어야 하는 것 아니냐"며 "민원 발생 가능성에 대비해 살처분 기준을 강화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sangwon700@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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