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고동욱 기자 = 국민안전처가 전국의 도로 터널에 대해 안전관리체계와 시설물 유지관리 실태를 점검한 결과 다수의 지적사항이 나온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안전처는 전국 1천944개의 터널 중 50곳을 표본으로 안전관리체계를 분석하고, 이 가운데 20곳은 부문별 전문가와 합동으로 현장점검을 한 결과 262건의 개선 필요 사항이 지적됐다고 17일 밝혔다.
지적사항은 시설 구조물 관리 분야가 99건으로 가장 많았고, 소방·방재시설 70건, 안전관리 47건, 전기 46건 등으로 나타났다.
주요 지적사항을 보면 20년 이상 노후화해 내진성능평가를 받아야 하지만 받지 않은 사례, 정밀점검에서 기본 점검항목을 누락하거나 절차를 준수하지 않은 사례가 많았다.
점검 결과 보고서의 점검 위치와 현장점검 위치가 서로 다르게 나타나는 등 전반적으로 점검이 부실하게 이뤄진 것으로 나타났다.
한 터널은 정밀안전진단 용역을 의뢰하면서 정부 대가 기준인 1억3천200만원에 한참 미치지 못하는 800만원으로 '저가 용역'을 했다.
이 밖에도 일부 터널에서는 천장에 많은 균열이 발견됐고, 벽면에서 누수가 일어나거나 콘크리트가 떨어져 나가는 등 손상이 방치됐다.
소화기 보관함 앞에 졸음방지 사이렌 지지대를 설치해 문을 열지 못하게 만들고, 터널 내의 긴급전화가 모두 고장 난 상태인 경우도 확인됐다.
안전처는 점검 결과 저가 용역으로 인한 부실점검을 방지할 제도적 장치를 보완하고 시설물 정보의 관리·감독을 강화하도록 국토교통부 등 관계기관에 통보했다.
국민안전처 정종제 안전정책실장은 "지난해 영화 '터널'로 터널안전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졌다"며 "영화와 같은 재난이 발생하지 않도록 관계기관과 긴밀히 협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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