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스위스 정상과 "보호무역 반대" 합창…트럼프 겨냥
스위스와 10여개 협력협정 체결…선물보따리 풀어
(베이징=연합뉴스) 홍제성 특파원 =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도리스 로이타르트 스위스 연방 대통령과 정상회담에서 '보호무역주의 반대'를 합창하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을 우회적으로 겨냥했다.
관영 중국중앙(CC)TV에 따르면 시 주석은 16일(현지시간) 스위스 수도 베른에서 로이타르트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양국이 모두 보호무역주의에 반대한다"는 데 뜻을 모았다.
양국은 개방적이고 포용적인 글로벌 무역시스템을 함께 수호하기 위해 노력하면서 글로벌 거버넌스 체계를 더욱 공정하고 합리적으로 발전시키기 위해 함께 노력하기로 했다.
이와 관련 시 주석은 "글로벌 무역자유화 프로세스를 수호하고, 보호무역주의에 함께 반대함으로써 유엔의 '2030 지속가능개발목표(SDG) 이행을 위해 이바지해 나가자"고 강조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시 주석은 "보호무역주의와 포퓰리즘, 반세계화 경향이 고개를 들고 있다"며 이는 세계적인 긴밀한 경제협력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보호무역주의 정책을 예고한 트럼프의 취임을 눈앞에 두고 중국이 자유무역의 기치를 높이 들고 미국을 대신해 개방경제의 새로운 수호자 역할을 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한 셈이다.
시 주석은 또 "중국 경제는 보호무역주의에 저항하면서 안정적이고 지속적인 발전을 해 나갈 것으로 확신한다"며 자국 경제에 강한 자신감도 보였다.
중국과 스위스는 정상회담을 계기로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한층 더 발전시키기로 합의하는 한편 외교, 자유무역, 협력발전, 에너지, 해관(세관), 지적재산권, 문화, 교육, 스포츠, 지방 교류 등 10여 건의 분야별 협력문건에도 서명했다.
구체적인 액수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주요 2개국(G-2)으로 부상한 중국이 유럽의 강소국 스위스에도 대규모 선물 보따리를 푼 것으로 관측된다.
양국은 기존 자유무역협정(FTA)의 업그레이드를 추진하고 무역투자 확대, 금융, 보험, 에너지 환경보호, 일대일로(一帶一路:육상·해상 실크로드) 협력, '중국제조 2025'와 스위스의 '공업 4.0'을 연계하는 산업협력 등도 강화키로 했다.
시 주석은 스위스는 첨단기술에 큰 강점이 있다며 중국의 개혁 혁신을 위한 새로운 파트너가 돼 달라는 메시지도 피력했다.
스위스 역시 세계적 엘리베이터 제조사 쉰들러, 제약사 노바티스 등 대표적 기업들이 세계 최대 규모인 중국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공을 들이고 있다.
21세기 들어 중국 정상으로는 처음으로 스위스를 찾은 시 주석은 17일(현지시간) 다보스로 이동해 세계경제포럼(다보스포럼)에 참석한다.
시 주석은 다보스포럼 개막식에서 기조강연을 통해 세계 경제의 지속적인 성장 필요성과 보호무역주의에 반대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중국의 목소리를 전달할 예정이다.
js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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