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강·유엔주재 대사 첫 긴급회의…"한치 흔들림 없어야"(종합)
황교안 권한대행 주재 회의 이어 윤병세 외교 별도 회의 개최
"정책 일관·연속성 유지"…외교·안보 진용 총출동해 정세 점검
(서울=연합뉴스) 이귀원 이상현 기자 = 정부는 16일 나흘 앞으로 다가온 도널드 트럼프 미국 차기 행정부 출범을 계기로 한 역내 외교·안보 지형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미·일·중·러·유엔 주재 대사를 긴급히 불러모은 가운데 동북아·한반도 정세점검 및 대책회의를 잇따라 개최했다.
정부가 4강 주재 대사와 유엔주재 대사만을 긴급 소집해 정세 관련 회의를 개최한 것은 사실상 처음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회의는 트럼프 행정부의 출범과 사드(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위안부 소녀상 문제를 둘러싼 중국·일본과의 갈등, 북한의 도발 가능성과 북핵 위기 등 한반도 주변의 급격한 외교·안보 환경 변화에 따른 위기의식의 발로이자 대응 조치로 풀이된다.
외교부는 이날 오후 2시부터 서울 세종로 외교부 청사에서 윤 장관 주재로 임성남 제1차관, 안총기 제2차관, 안호영 주미대사, 이준규 주일대사, 김장수 주중대사, 박노벽 주러대사, 조태열 주유엔 대사를 포함해 실국장급 이상 주요 간부들이 참석한 가운데 동북아 외교환경 평가 및 우리의 대응전략을 주제로 회의를 개최했다.
윤 장관은 이 자리에서 "우리 외교는 이제 새로운 지각변동을 본격적으로 시작하는 중심에서 새로운 도전, 변화를 두려워하지 말고 선제적, 전략적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밝혔다.
윤 장관은 "북핵 문제에 대한 효과적 대응은 물론 주변국과 관계개선 및 강화, 글로벌 차원의 리더십 지속, 국내적 어려움으로 야기될 수 있는 외교적 영향 차단 등 거세지는 '4중 파고' 속에서 한 치의 흔들림 없이 중심을 잡고 국익 증진을 위해 선봉에 나서야 한다"면서 "정책의 일관성과 연속성을 유지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동시에 한반도 주변 미중일러 간의 역학관계 변화와 이것이 우리에게 미치는 외교·안보적 함의를 예의주시하면서 위기는 차단하고 기회는 확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윤 장관은 "이렇게 연초부터 외교·안보 정책과 관련해 집중 토의를 하는 것은 대내외 여건이 과거 어느 때보다 불확실할 뿐 아니라 다양한 문제들이 동시다발적으로 발생, 우리 외교도 이에 걸맞은 선제적, 능동적 전략과 로드맵이 필요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이날 오전에는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총리 주재로 유일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윤병세 외교부 장관, 홍용표 통일부 장관, 한민구 국방부 장관, 김규현 청와대 외교안보수석, 4강 및 유엔 주재 대사 등이 참석한 가운데 동북아·한반도 정세점검 및 대책회의가 열렸다.
황 권한대행은 북한의 추가도발 가능성과 트럼프 행정부 출범에 따른 정세변화 가능성을 거론하며 "한반도를 둘러싼 동북아 지역은 어느 때보다 엄중하고 어려운 도전에 직면하고 있다"면서 "주변국과의 관계에서 우리가 외교·안보 정책을 흔들림 없이 추진하고 있음을 충분히 설명하고, 북핵 문제 등 필요한 분야의 공조를 지속해야 한다"고 말했다.
윤 장관은 황 권한대행 주재 회의에 대해서는 "우리나라가 당면한 엄중한 외교·안보 도전에 대한 인식을 공유하고 이를 극복하기 위한 정책 기본방향을 논의했다"고 평가하고, 자신이 주재한 회의에 대해서는 "오전에 (권한대행 주재로 논의한) 외교·안보 정책의 기본방향을 보다 구체화하고 우리 외교가 추진할 당면 대책과 전략적 로드맵을 마련하는 중요한 계기"라고 설명했다.
이번 긴급회의에 참석했던 주미, 주일, 주중, 주러 및 주유엔 대사들은 전날 귀국했으며, 17일 임지로 출발할 것으로 알려졌다.
lkw777@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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