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달 보름 전 안전점검 통과했는데"…경보기는 먹통
화재 원인 추정되는 전기 관련 지적사항 전혀 없어
(여수=연합뉴스) 김재선 기자 = 전기시설 등으로 인한 화재에 취약한 전통시장에 대한 소방 안전점검이 형식적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15일 새벽 화재로 100개나 넘는 점포가 불에 탄 여수수산시장에 대한 안전점검은 불과 한 달 보름 전에 이뤄졌다.
그러나 점검에서 이번 화재의 원인으로 추정되는 전기 관련 지적사항은 전혀 없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여수시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30일 대구 서문시장 화재 뒤 시는 여수소방서와 합동으로 지역내 전통시장에 대한 화재 안전점검을 벌였다.
여수시와 소방서, 전기안전 대행업체 관계자, 상인회 임원 등 모두 25명으로 점검반을 편성해 지난달 2일부터 5일까지 모두 10개 전통시장에 대해 안전점검을 했다.
점검에서 여수수산시장은 2층 이상 일반음식점 관리 철저, 옥상 생선 건조 시 화재 발생 유의, 구획된 실(室) 화재감지기 추가 설치, 소화기 보관방법 개선 필요 등의 지적을 받았다.
또 공통 지적사항으로 시장별 아케이드 스프링클러 설치와 정비 요망, 점포당 비치된 소화기는 물건 적치로 긴급 상황 발생 시 신속한 대응 어려움 등이 포함했다.
여수시는 또 지난달 8일 여수소방서 2층 회의실에서 전통시장 화재예방 대책 간담회를 열고 소방차 진입로 확보를 비롯해 노점상 적치물 상황 심각, 노후 소화기 관리상태 열악 등을 지적하고 개선을 요구하기도 했다.
그러나 안전점검과 간담회에서 이번 화재의 원인으로 추정되는 전기시설에 대한 지적사항은 전혀 나오지 않았다.
경찰은 조사 결과 폐쇄회로(CC)TV에 1층 점포에서 불꽃이 튀는 모습을 확인하고 전기합선에 의한 화재로 추정하고 있다.
특히 수산시장의 특성상 수족관 가동을 위한 모터 등 각종 전원이 연결돼 있어 전기가 원인이 되는 화재에 취약한 측면이 있다.
겨울에는 온열기나 전기장판 등도 사용하고 있는 데다 물이나 습기가 상존해 누전에 따른 화재 위험이 상대적으로 크다고 볼 수 있다.
그런데도 이번 점검에서 전기 관련 지적사항이 하나도 나오지 않았다는 점에서 안전점검 자체가 형식적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또한 이번 화재에서 스프링클러는 작동이 됐지만 화재경보기가 울리지 않아 피해를 키웠다는 진술이 나왔다.
일부 상인은 평소 시도 때도 없이 울리던 경보기가 정작 화재가 발생했을 때 작동하지 않았다며 허술한 안전점검에 대한 조사 필요성을 제기했다.
kjs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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