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검, '정유라 이대특혜' 김경숙 구속영장…업무방해·위증(종합)
입학·학사 비리 깊숙이 관여 의혹…다음 주초 영장심사
(서울=연합뉴스) 최송아 기자 = '비선 실세' 최순실(61·구속기소)씨의 국정농단 의혹 전반을 수사하는 박영수 특별검사팀은 최씨 딸 정유라(21)씨의 이화여대 입학·학사 특혜 의혹과 관련해 김경숙(62) 이화여대 전 신산업융합대학장의 구속영장을 14일 오후 청구했다.
적용된 혐의는 업무방해, 국회에서의 증언·감정 등에 관한 법 위반(위증) 등이다.
김 전 학장은 정씨가 2014년 9∼10월 부정한 방법으로 이대 체육특기자 전형을 통과하고 이듬해 입학해 수업 출석과 과제 제출을 부실하게 하고도 학점을 따는 등 온갖 특혜를 누리도록 한 데 깊숙이 관여한 혐의를 받는다.
특검팀은 이대가 정씨에게 각종 특혜를 준 과정을 김 전 학장이 주도한 것으로 판단해 영장을 청구했다.
특검팀은 정씨에게 학점 특혜를 준 혐의로 구속된 류철균(필명 이인화) 디지털미디어학부 교수 조사에서 김 전 학장이 특혜를 주라고 지시한 정황을 확보했다. 류 교수가 김 전 학장의 주선으로 최씨 모녀를 만났다는 증언도 나왔다.
김 전 학장은 '최순실 게이트' 국회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청문회에서는 이런 의혹을 모두 부인해 특검팀은 그가 위증했다고 판단하고 청문회 위증 혐의도 적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특검팀이 이미 국정조사 특위 측에 앞서 고발을 요청했던 부분이다.
김 전 학장은 특검 사무실에 출석해 취재진을 만나서도 입학 특혜 지시나 위증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그러나 12∼13일 이틀 연속 피의자로 소환 조사한 특검팀은 김 전 학장의 혐의가 상당히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암 투병 중인 김 전 학장이 국회 청문회 때와 달리 병색을 완연히 드러내는 초췌한 모습으로 특검 사무실에 등장해 '구속 면하기·선처 호소' 전략을 쓰는 것으로 풀이되기도 했으나 특검팀은 죄질을 무겁게 보고 원칙대로 영장을 청구했다.
이대의 정씨 특혜 의혹과 관련해 학교 관계자의 구속영장이 청구된 건 남궁곤 전 입학처장과 류철균 교수에 이어 세 번째다. 앞선 두 사람은 모두 구속됐다.
구속 여부는 다음 주 초 법원에서 열리는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거쳐 결정된다.
특검팀은 김 전 학장의 구속이 결정되면 추가 조사한 뒤 '윗선'으로 거론되는 최경희 전 이대 총장을 소환 조사할 방침이다.
song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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