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안부 피해자 100세 축하연…"일본은 왜 아직 사과 안할까"(종합)
(통영=연합뉴스) 김선경 기자 = "감사합니다."
14일로 꼭 100세가 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김복득 할머니는 축하 인사를 건네는 사람들의 말에 작은 목소리로 답했다.
이날 오후 경남 통영시 도산면 경남도립통영노인전문병원 지하 강당에서는 김 할머니의 100번째 생신 축하연이 열렸다.
일본군위안부할머니와 함께하는 통영거제시민모임은 시흥 평화의 소녀상 건립추진위원회와 공동으로 행사를 마련했다.
한복을 곱게 차려입고 이동식 침대에 누워 행사장을 찾은 김 할머니는 주변 사람들의 도움을 받아 휠체어로 옮겨졌다.
김 할머니는 휠체어에 앉은 채 케이크 등이 마련된 연단으로 올라가 행사를 함께했다.
본인의 위안부 피해 증언이 담긴 영상이 상영되자 뚝뚝 흐르는 눈물을 손수건으로 닦아내기도 했다.
할머니에게 올리는 큰절, 케이크 촛불 끄기, 축하 연주, 선물 전달, 각종 공연 등 순서로 2시간여 동안 진행됐다.
김 할머니는 행사 시작 1시간가량 뒤부터는 체력 문제로 다시 이동식 침대에 누워 행사를 관람했다.
김 할머니는 말을 하는 게 힘겨운 듯 입을 다물고 있다가도 사람들의 계속되는 축하 인사에는 살짝 미소를 지어 보이기도 했다.
김 할머니에게 보내는 편지를 낭독한 충무초등학교 권요한 학생은 "(할머니의) 간절한 호소와 외침이 헛되지 않았으면 좋겠다"며 "할머니를 아프게 한 나라는 왜 아직 사과하지 않을까요"라고 말했다.
송도자 통영거제시민모임 상임대표도 김 할머니 대신 마이크를 잡고 "김 할머니는 스스로 (피해 사실을) 한·일 정부를 향해, 세계를 향해 당당히 외쳤지만 불행하게도 12·28 합의가 전격 발표되면서 요구가 물거품이 되고 말았다"며 "어머니가 외쳐온 것들이 반드시 올바르게, 정의롭게 해결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축하연은 '사랑의 허그타임'으로 마무리됐다. 참석자들은 차례로 김 할머니와 따뜻한 포옹을 나누며, 김 할머니의 건강을 기원했다.
김 할머니는 18살이던 1937년 고향 통영에서 끌려가 중국·대만 등지에서 일본군 위안부 생활을 강요당했다.
1994년 위안부 피해자로 정부에 공식 등록한 뒤 피해 사실을 알리는 데 각별한 노력을 기울였다.
2015년 12월 한·일 '위안부 합의' 효력을 문제 삼아 정부를 상대로 낸 소송의 원고 12명 중 1명으로 참여하고 있기도 하다.
김 할머니는 생존 피해자 40명(국외 2명 포함) 가운데 두 번째 고령자다.
최고령자는 올해 102세인 정복수 할머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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