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공화 '오바마케어' 지우기 박차…폐지발판 결의안 하원도 통과
(서울=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미국 공화당이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대표적인 공적으로 꼽히는 건강보험개혁법(오바마케어)의 폐지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미국 하원은 13일(현지시간) 의회 주요위원회가 이달 27일까지 오바마케어 폐지법안 초안을 마련하라는 내용의 결의안을 찬성 227명, 반대 198명으로 통과시켰다고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 등이 보도했다.
민주당 의원 가운데 단 한 명도 찬성표를 던지지 않았지만, 공화당이 하원을 장악한 상황에서 결의안 통과를 저지하지 못했다.
결의안은 하원 통과에 앞서 11일에 공화당 주도 아래 상원 문턱(찬성 51명, 반대 48명)을 넘었다. 통상 법안을 바꾸려면 상원 의원 100명 가운데 60명의 찬성을 얻어야 하지만 특별 예산 규정을 이용해 과반의 동의만 얻어도 되도록 했다.
이 결의안은 의회 내부 조정수단의 하나인 예산결의안으로, 당장 오바마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할 수 없다.
다만 실제로 의회 주요위원회에서 법안 초안을 내놓으면 이는 상·하원의 승인을 받아야 하며 대통령 서명도 필요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화당은 민주당의 거센 반대를 고려해 결의안에 법안 처리 과정에서 필리버스터(의사진행방해)를 허용하지 않도록 하는 내용을 포함했다.
오바마케어는 2010년부터 시작된 오바마 대통령의 최대 역점 사업이다. 2014년까지 저소득층을 포함한 전 국민 대다수의 건강보험 가입을 의무화하도록 한 것이 핵심 내용이다.
그간 공화당은 총 60차례가 넘게 오바마케어를 폐지하거나 대체하려는 시도를 했지만 번번이 실패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은 오바마케어 폐기를 공약으로 내세웠고 당장 취임 후 첫 행정명령으로 공약을 이행할 전망이다.
공화당의 폴 라이언 하원 의장도 차기 정권이 들어서고 100일 안에 오바마케어를 폐기·대체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라이언 의장은 "(오바마케어는) 본인 부담금 비율이 너무 높아서 당신이 애초에 보험에 가입했다는 느낌을 받지 못한다"며 "더 악화하기 전에 개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낸시 펠로시 하원 민주당 대표는 "건강보험개혁법 덕분에 의료 비용 상승률이 상당 부분 줄어들 수 있었다"며 "지난 50여 년간 상승률을 볼 때 지금처럼 낮았던 적은 없다"고 반박했다.
한편 비영리 기구인 책임연방예산위원회(CRFB)는 오바마케어를 폐기할 경우 향후 10년간 약 3천500억 달러(약 411조원)의 비용이 들 것이라고 추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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