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 '인도 국기' 모독 상품 판매 논란에 사과
(뉴델리=연합뉴스) 나확진 특파원 =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업체 아마존이 인도 국기가 그려진 현관 매트를 판매했다가 인도에서 강한 반발에 부닥친 뒤 하루 만에 결국 사과했다.
13일 인도 NDTV에 따르면 아마존 인도 지역 책임자인 아미트 아가르왈 부사장은 전날 수슈마 스와라지 인도 외교장관에게 서한을 보내 이번 일에 관해 유감을 나타냈다.
아가르왈 부사장은 편지에서 "캐나다에서 개별 판매업자가 인도 국기 현관 매트를 팔아 인도인의 마음을 상하게 했다"면서 "아마존도 이 일을 유감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아마존 캐나다에서 이 매트가 판매된다는 것을 알자마자 바로 판매 목록에서 삭제했다"면서 "앞으로 다른 어떤 나라에서도 이 제품이 판매되지 않도록 조치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스와라지 장관은 신발 흙을 터는 현관 매트에 인도 국기가 그려진 제품이 아마존 캐나다에서 판매되고 있다는 소식을 듣자 "용납할 수 없는 일"이라며 캐나다 주재 인도 대사관에 아마존 최고위층과 접촉해 조치할 것을 지시했다.
스와라지 장관은 또 자국 국기를 모독하는 상품 판매를 금지하고 무조건적 사과를 하라고 아마존에 요구했다. 이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아마존 직원들의 비자를 취소하고 앞으로도 발급하지 않겠다는 글도 자신의 트위터에 올렸다.
인도에서는 국기 등 국가 상징 모독죄를 3년 이하 징역과 벌금으로 처벌하고 있다. 최근 인도 영화관에서 영화 상영 전 국기를 화면에 비추고 국가를 연주할 때 기립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관객 10여명이 경찰에 입건되기도 했다.
인도 외교부는 아가르왈 부사장의 편지를 받은 뒤 편지 전문을 대변인 트위터에 올리고 "아마존이 인도인의 마음을 상하게 한 데 유감을 나타내고 모욕적인 상품을 철수하기로 했다"고 언급함으로써 이를 더 문제 삼지 않겠다는 뜻을 나타냈다.
아마존이 이번 일에 발 빠르게 사과한 것은 2020년 1천190억 달러(140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는 인도 온라인 소매 시장을 놓고 플립카트, 스냅딜 등 인도 토종업체와 경쟁하는 상황에서 불필요한 논란에 휘말리지 않으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더구나 제프 베저스 아마존 최고경영자(CEO)는 2014년 인도에 20억 달러 투자 계획을 밝힌 데 이어 지난해 30억 달러 추가 투자 계획을 발표하는 등 인도에서 공격적인 사업 확장을 추진하고 있다.
한편, 일부 전문가들은 국제적인 전자상거래에 인도 정부가 좀 더 유연한 태도를 보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고 일간 이코노믹타임스는 전했다.
델리 국립법과대학 커뮤니케이션 거버넌스 연구소의 사르브지트 싱 연구원은 "거래 규모를 생각할 때 아마존과 같은 중개업자가 세계에서 판매되는 제품 전부를 모니터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면서 "더구나 캐나다뿐 아니라 미국, 네덜란드 등 여러 나라에서 국기 디자인을 이용한 이 같은 상품을 판매하는 것이 불법이 아니다"고 말했다.
ra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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