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만의 동화찾기"…가정폭력·약물중독 극복 프로젝트 '눈길'
(서울=연합뉴스) 김수진 기자 = 어린 시절 읽었던 동화는 대부분 주인공이 '오래오래 행복하게 (happily ever after)' 살면서 끝이 났지만, 어른이 돼 마주하는 현실은 이와 무척 다르다.
하지만 가정폭력, 강박증, 약물 중독 등으로 남들보다 굴곡진 삶을 살았음에도 동화 같은 '해피엔딩'을 끝내 포기하지 않은 이들이 있다.
12일(현지시간) 미국 CNN 방송은 심리치료사 앤지 쿠퍼가 기획한 '당신의 동화 찾기(Finding Your Fairytale)' 프로젝트를 소개했다.
쿠퍼는 가정폭력으로 힘든 시기를 보내고 마침내 이를 극복한 친구 미스티 혼의 이야기를 듣고 아이디어를 냈다.
동화 속 주인공의 모습으로 사람들 앞에 당당히 서서 '당신도 나처럼 오래오래 행복하게 사는 결말을 맺을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달하자는 것.
그녀는 우선 친구 혼을 포함해 곡절있는 삶을 산 성인 13명을 모았다.
이들은 제각기 자신과 비슷한 처지의 동화 속 주인공을 선택한 뒤 각 주인공이 위기에 처한 절망의 순간과 이를 극복한 영광의 순간을 연출해 사진으로 남겼다.
가령 '빨간 망토 소녀'가 된 혼은 자신을 속인 늑대 옆에서 두려움에 떠는 모습과 결국 용기를 내 늑대를 떠나는 모습이 담긴 사진을 각각 촬영했다.
또한 마약에 중독됐던 에리카 레츠래프는 토끼굴에 빠진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로, 계속 청소를 해야만 하는 강박 신경증으로 고통받던 줄리 먼드트는 '신데렐라'로 변신했다.
혼은 "뉴스에서는 그저 (가정폭력으로) 두들겨 맞은 여성의 사진만 볼 수 있으므로 희망 없이 그저 슬픔과 고통만 발견하게 된다"면서 "이후 그 여성이 어떻게 삶을 꾸려가는 지는 듣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이혼 뒤 보험중개인과 바텐더 일을 하면서 여섯 아이까지 씩씩하게 키우고 있는 그녀는 "내 사진이 가정폭력에 관한 이야기를 바꾸는 데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들의 사진은 달력으로 제작됐다. 또한 소셜 펀딩을 통해 프로젝트 전 과정과 각 주인공의 인터뷰를 담은 다큐멘터리도 만들 예정이다.
열 세 명의 주인공처럼 인생의 '쓴맛'을 본 다른 이들에게 용기를 전하는 게 목표다.
쿠퍼는 "우리 모두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오래오래 행복하게'는 여전히 가능하다"며 "그것은 당신의 이야기와 그 안에 있는 각 장(章)을 받아들이고, 행복은 싸워서 얻을 가치가 충분한 것임을 깨닫는 일"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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