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사 강탈' 관계도로 본 권력…정점엔 최순실-朴대통령
대통령 밑에 안종범-최순실 밑에 차은택…실선·점선 연결
강요 피해업체 컴투게더 직원이 작성…검찰 "상당부분 맞다"
(서울=연합뉴스) 박경준 황재하 기자 = '최순실 게이트' 등장인물들의 관계와 이들이 광고회사 지분 강탈을 시도하는 과정에서 서로 어떤 역할을 했는지 설명하는 '포레카 게이트 관계도'의 구체적인 내용이법정에서 속속 드러났다.
이 관계도는 맨 윗단에 현 정부 '비선 실세' 최순실(61·최서원으로 개명)씨와 박근혜 대통령의 이름이 있어 두 사람이 사건의 정점에 있음을 암시한다. 피해업체 측이 작성한 관계도에 대해 검찰은 "상당 부분 맞다"고 평했다.
13일 법조계에 따르면 검찰은 최순실 게이트를 수사하는 과정에서 '문화계 황태자' 차은택(48·구속기소)씨와 최씨,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의 이름이 등장하는 관계도를 입수해 수사의 밑그림을 그리는 데 중요한 참고 자료로 삼았다.
A4용지에 도표로 인쇄한 이 관계도의 맨 윗단에는 최씨와 박 대통령의 이름이 네모 칸 안에 들어 있다. 그리고 최씨의 이름 아래 차씨, 박 대통령의 이름 아래 안 전 수석의 이름이 각각 적혀 있다.
이 밖에도 차씨와 함께 지분 강탈에 관여한 혐의로 기소된 송성각(59) 전 한국콘텐츠진흥원장, 김홍탁(55) 플레이그라운드커뮤니케이션즈 대표, 김경태 크리에이티브 아레나 대표 등의 이름도 관계도에 포함됐다.
관계도는 여러 인물의 이름을 서로 실선 또는 점선으로 잇는다. 합리적으로 직접 관계가 있다고 볼 수 있는 인물들은 실선, 관계가 있어 보이지만 구체적으로 입증되지 않았으면 점선으로 이어져 있다는 게 검찰과 작성자의 설명이다.
구체적으로는 최씨와 박 대통령은 점선으로 이어져 있고, 차씨와 안 전 수석도 점선으로 연결돼 있다. 반면 박 대통령과 안 전 수석 사이는 실선으로 이어져 있다. 상하 관계로서 직접 지시를 주고받는 관계라는 점을 반영한 것이다.
피해업체인 컴투게더 대표 한모씨와 송 전 원장 사이는 실선으로 연결됐다. 두 사람은 실제 오랫동안 알고 지낸 사이로, 송 전 원장은 한씨에게 여러 차례 '세무조사가 들어갈 수 있다'는 등 차씨의 말을 전하며 지분을 넘기라고 회유·압박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 관계도는 검찰이 수사 과정에서 작성자인 컴투게더 직원 주모씨로부터 제출받았다.
주씨는 13일 차씨의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지분을 넘기라는 압박에 이상한 점을 느낀 한씨의 지시를 받았고, 이후 한씨의 휴대전화 녹음 파일 등을 바탕으로 관계도를 작성했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검찰은 주씨를 신문하면서 "(수사 결과) 관계도 일부는 사실과 달리 부족한 부분이 있지만, 상당 부분 맞는 것으로 드러났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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