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장 절반뿐인 딸…린드블럼 "오늘도 숨 쉬는 것에 감사"
딸 위해 돌아간 린드블럼 "우리는 한국의 모든 걸 사랑했다"
(서울=연합뉴스) 이대호 기자 = 지난해까지 KBO 리그에서 활약했던 오른손 투수 조시 린드블럼(30)이 미국에서도 한국에 대한 애틋한 마음을 드러냈다.
린드블럼은 13일(한국시간) MLB닷컴이 소개한 인터뷰에서 "우리는 한국의 모든 걸 사랑했다. 그곳에서 우리를 얼마나 잘 받아줬는지 말로는 충분히 표현하기 힘들다"면서 "내 야구인생 최고의 순간은 아닐지라도, 최고 중 하나였다"고 말했다.
롯데 자이언츠에서 2년 동안 에이스로 활약한 린드블럼은 재계약 제안을 고사하고 미국으로 돌아가 피츠버그 파이리츠와 마이너리그 계약을 맺었다.
린드블럼이 한국을 떠난 이유는 심장병을 안고 태어난 셋째 딸, 먼로를 가까이서 보살피기 위해서다.
지난해 한국에서 행복한 마음으로 셋째의 탄생만을 기다리던 린드블럼은 7월 부산의 한 산부인과에서 형성저하성 우심증후군(Hypoplastic Right Heart Syndrome)이라는 희귀 선천성 질환이 의심된다는 진단을 받았다.
한국은 미국보다 더 자주 초음파 검진을 하는데, 린드블럼은 천만 다행히 일찍 발견해 더 심각한 상황은 피할 수 있었다고 말한다.
린드블럼의 아내 오리엘은 곧바로 인디애나폴리스에 있는 집으로 돌아가 먼로를 출산했다.
먼로는 태어난 지 1주일 만에 첫 심장 수술을 받았고, 올해 여름 두 번째 수술을 앞두고 있다. 앞으로 더 얼마나 많은 수술이 필요한지 알 수 없고, 린드블럼은 가족 곁을 지키기 위해 미국 복귀를 결심했다.
린드블럼은 "딸의 심장이 절반밖에 없다. 매일 전쟁이며, 아침에 일어나 딸이 오늘도 살아 숨 쉬는 것에 감사하다"며 아직도 마음 놓을 상황이 아니라고 밝혔다.
린드블럼이 피츠버그를 선택한 가장 큰 이유는 가족과 좀 더 많은 시간을 보낼 수 있어서다.
가족이 머무는 인디애나폴리스에서 피츠버그까지는 360마일(약 580㎞)밖에 안 되고, 한국보다는 가까운 곳에서 그들을 살필 수 있다.
린드블럼은 "피츠버그는 말 그대로 미국에 돌아오기로 했을 때 생각한 유일한 팀이었다. 그리고 구단은 마치 문을 열어둔 것처럼 날 환영했다"고 감사 인사를 했다.
딸이 태어나자마자 수술대에 올라가는 건 부모로서 견디기 힘든 시련이다.
린드블럼 역시 "딸이 수술을 마친 뒤 처음 바라본 순간이 내 인생에서 가장 힘든 시간이었다. 내가 딸에게 아무것도 해줄 수 없다는 걸 깨달았기 때문"이라고 인정했다.
린드블럼은 종교에서 답을 찾았다.
원래부터 독실한 기독교 신자였던 린드블럼은 최근 인디애나 웨슬리안 대학교에서 온라인을 통해 성서학을 전공했다. 현재는 포틀랜드에 있는 서부 신학교에서 석사 과정을 밟고 있다.
그는 "신이 내게 사역을 준 것으로 생각한다. 내가 아버지와 남편으로 이 상황을 이겨낼 수 있게끔 준비하도록 해주셨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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