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공인 이름 상표등록 불가" 해석…트럼프 상표권 신청은?
트럼프, 중국에 80여건 무더기 등록신청…"특혜소지 우려" 지적도
(상하이=연합뉴스) 정주호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중국에서 자신의 성명을 이용한 상표권을 무더기로 신청하자 중국 당국이 정치인을 비롯한 공인의 성명을 상표등록을 더이상 받아줄 수 없다는 유권해석을 내렸다.
12일 홍콩 봉황망에 따르면 중국 최고인민법원(대법원)은 최근 정치, 경제, 문화, 종교, 민족 등 영역의 공인의 이름에 대한 상표등록 신청은 상표법에 규정된 '기타 불량한 영향'에 속한다는 사법해석을 내렸다.
이에 따라 이들 공인의 성명은 오는 3월부터 상표권으로 등록해 사용할 수 없게 된다.
법원은 "중국 사회의 공공이익과 공공질서에 대해 소극적, 부정적 영향을 낳는 상표 표식과 그 구성요소는 상표법상 '기타 불량한 영향'에 해당하는 것으로 간주한다"면서 이 같은 해석을 내렸다.
한국의 상표권법도 통상 보통명사, 지명, 인명 등 고유한 명칭으로 구성된 상표는 등록할 수 없도록 하고 있다.
문제는 이 유권해석이 트럼프 당선인이 중국에서 무더기로 자신의 이름(Trump)을 이용한 상표권을 무더기로 등록 신청해놓고 승인을 기다리고 있는 중에 이뤄졌다는 것이다.
트럼프 당선인은 중국에서 2005년 5개 상표권 출원을 시작으로 '트럼프'의 중국명인 '터랑푸'(特朗普), '촨푸'(川普) 등을 활용한 서비스와 제품을 대상으로 지금까지 80여건의 상표권을 신청해놓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중국에서 상표권 등록이 마무리되는데 통상 12∼18개월이 소요된다.
중국 정부 자료에 따르면 트럼프 당선인은 지난해 4월 대선 출마를 선언한 뒤로도 9개월동안 중국 당국에 뉴욕 트럼프타워를 주소지로 한 42건의 상표등록 신청을 냈다. 미국 공화당 대선후보로 확정됐던 6월에도 3건을 신청했다.
가장 최근에는 지난해 6월 한 건의 상표권 승인을 받기도 했다.
이 유권해석이 외국 정치인이나 연예인 등 유명인사에도 해당되는지는 불명확하지만 중국 당국은 트럼프 측의 이같은 무더기 상표권 출원을 겨냥해 이 같은 유권해석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한편 트럼프의 이 같은 중국내 상표권 출원이 미국 헌법에 저촉돼 이해충돌 문제가 야기될 수 있다고 AFP통신은 전했다.
미국 헌법은 연방정부 관리가 외국정부로부터 선물이나 급여를 받는 것을 금지하고 있는데 트럼프 당선인이 중국에서 상표권 취득 과정에서 특혜를 받을 소지가 있다는 것이다.
조지 W. 부시 정부 당시의 백악관 담당 변호사 로버트 페인터는 "상표등록, 허가 과정에서 외국 정부가 특별 대우를 해줬다면 이는 헌법에 금지된 규정에 저촉된다"고 말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을 대리했던 변호사 노먼 아이슨도 "(트럼프의) 등록상표가 외국정부로부터 받는 급여에 해당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여기에 트럼프 당선인이 대만 총통과의 접촉, 반중파 인사 임명,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고관세 예고 등으로 중국과 각을 세우고 있는 과정에서 개인 상표권 등록 및 취득 과정에 문제가 생길 여지가 충분하다고 통신은 덧붙였다.
joo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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