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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대사관 예루살렘 이전, 파국적 결과 초래"

WP "트럼프 취임 앞두고 우려·경고 목소리 커져"



(서울=연합뉴스) 정광훈 기자 = 이스라엘 주재 미국 대사관 이전 공약을 내건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인의 취임이 다가오면서 팔레스타인 지도자들은 물론 중동의 미국 외교관들과 우방국들의 경고와 우려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평화 협상에 참여했던 대표들을 포함한 일부 미국 외교관들은 대사관을 현재의 텔아비브에서 분쟁지인 예루살렘으로 옮기는 것이 미국의 국익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트럼프 당선인에게 공약 폐기를 촉구하고 있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11일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이스라엘의 이웃 국가인 요르단의 고위 각료도 미국이 대사관을 예루살렘으로 옮길 경우, 종교적 분노를 촉발하고 극단주의자들을 결집시켜 "파국적 결과"를 몰고 올 것이라고 경고했다.

팔레스타인 측은 미국 대사관 이전이 평화공존에 입각한 중동분쟁 해법인 '2국가 해법'에 대한 희망을 꺾고 장기적 분쟁으로 내모는 조치라며 트럼프 당선인이 계획을 포기해주기만 간절히 바라고 있다. 팔레스타인 지도부는 이미 무슬림의 합동 예배일인 금요일(13일), 세계 각국 모스크에서 대사관 이전에 반대하는 기도에 참여해줄 것을 촉구한 상태다.

팔레스타인측 평화협상 고위 대표인 모하메드 슈타이야는 지난 10일 기자회견에서 미국이 끝내 대사관을 예루살렘으로 옮길 경우, 이스라엘에 대한 인정을 포기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1995년 양측이 팔레스타인 자치와 이스라엘의 존재를 인정하기로 합의한 오슬로협정의 폐기를 의미한다.

1988년부터 1991년까지 예루살렘 주재 미국 총영사를 지낸 필립 윌콕스는 WP에 "예루살렘의 지위는 협상을 통해 결정해야 하고, 대사관을 일방적으로 옮기는 것은 모두에게 파국적이고 위험한 결과를 초래한다"는 것이 미국의 일관된 입장임을 강조했다. 그는 대사관을 일방적으로 옮기면 "현지는 물론 세계 도처에서 팔레스타인의 폭력과 테러를 촉발할 가능성이 아주 크다"며 "불장난을 하는 것"이라고 경고했다.

팔레스타인 주변 아랍국들은 대체로 이 문제와 관련해 공개적 입장 표명을 자제하는 분위기다. 아랍 외교관들은 트럼프 당선인이 선거 유세용으로 대사관 이전을 공약했지만 실제로 옮기지는 않을 것이라는 기대를 내심 버리지 않고 있다. 요르단의 모하메드 알모마니 공보장관은 예루살렘으로 대사관을 옮기면 "재앙적 결과"를 초래하고 "극단주의자들에게는 선물이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팔레스타인 측은 이를 더 심각한 위협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마무드 아바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의 선임 고문인 마즈디 칼디는 대사관을 이전하면 "중동 평화과정은 물론 전세계 평화가 위기에 빠져 헤어나지 못할 것"이라며 "쓰나미"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대사관 이전을 지지하는 측은 트럼프 당선인이 폭력사태 위협에 겁먹지 말아야 한다며 예정대로 이전을 강행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이스라엘 내에서는 의회와 대법원, 정부 부처들이 모두 들어서 있는 동예루살렘으로 미국 대사관을 옮기는데 광범위한 지지가 형성돼 있다. 대사관 이전 일정과 관련, 이스라엘의 건국일이며 예루살렘 합병 기념일인 5월 24일이 유력하다는 소문까지 나돌고 있다.

WP는 트럼프 차기 정부가 대사관 이전을 강행한다면 미 정부가 이미 임차한 부지에 처음부터 새로 짓거나 동예루살렘의 기존 영사관에 대사관 간판을 새로 다는 선택이 있다고 보도했다.


예루살렘은 기독교, 유대교, 이슬람교의 성지일 뿐 아니라 엄연한 분쟁지역이다. 이스라엘은 예루살렘을 "분리할 수 없는 항구적 수도"로 간주하는 반면, 팔레스타인 측은 장차 출범할 독립국의 수도를 동예루살렘에 둔다는 계획이다. 예루살렘의 최종 지위는 당사자간 협상을 통해 결정돼야 한다는게 미국을 비롯한 대다수 국가들의 원칙적 입장이다.

그런데도 미국이 이곳으로 대사관을 옮긴다면 예루살렘 전체에 대한 이스라엘의 주권을 묵시적으로 인정하는 것이나 다름없다고 WP는 지적했다.

baraka@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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