獨 작년 난민 유입 급감…총선 앞둔 메르켈에 청신호될까
1년 전보다 68% 줄어…"4선 앞둔 메르켈에 고무적"
(제네바=연합뉴스) 이광철 특파원 = 지난해 독일에 들어와 망명을 신청한 난민 수가 1년 새 크게 줄어 난민 문제로 입지가 좁아졌던 앙겔라 메르켈 총리에게 정치적 청신호가 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11일(현지시간) 영국 BBC 등에 따르면 독일 내무부는 지난해 독일로 유입된 난민 수가 28만명으로 2015년 89만명보다 68% 줄었다고 발표했다.
독일 정부는 작년 3월 난민들의 주요 육상 이동 경로였던 발칸 반도가 폐쇄되고 터키와 유럽연합(EU)이 난민 송환 협상을 타결한 게 유입 난민 수가 줄어든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2015년에는 메르켈 총리가 개방적인 난민 정책을 꺼내 들자 난민들은 그리스와 발칸 반도를 거쳐 독일로 몰려들었다.
지난해 독일로 망명 신청 서류를 제출한 난민 수는 총 74만5천545명이지만 이들 대부분은 2015년에 도착한 난민이다. 신청자의 36%는 내전이 벌어진 시리아 출신이었고 17%가 아프가니스탄, 14%가 이라크 출신이었다.
올해 9월 총선에서 메르켈 총리가 네번째 총리직에 도전하는 독일은 난민 문제가 선거의 가장 큰 쟁점이 될 전망이다.
이미 메르켈 총리가 당수로 있는 기민당(CDU)은 지난해 난민 문제 때문에 지방선거에서 패하는 등 여론의 심판을 받았고 메르켈 총리 자신도 난민 사태가 더 잘 다뤄질 수 있었을 것이라며 유감을 표명하기도 했다.
난민 유입 수가 크게 줄자 독일 정부는 난민 정책의 성과라고 평가했다.
토마스 드메지에르 내무부 장관은 "난민의 이민 절차를 관리하고 통제하는 데 성공했다. 독일 정부와 EU가 펼친 정책들이 강력하게 유지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통계다"라고 말했다.
블룸버그 통신은 난민 문제를 이슈 삼아 급부상한 극우정당 '독일을 위한 대안'의 공격으로 어려움에 부닥쳤던 메르켈 총리가 이번 통계로 고무되고, 연정 상대인 기사당(CSU)과 협상에서도 목소리를 높일 수 있게 됐다고 전망했다.
BBC는 난민 수가 현저하게 줄었고 반 메르켈 세력이 주장하는 연간 난민 20만명 상한에 근접한 수치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지만 독일 정부는 여전히 난민의 사회 통합 문제 등을 놓고 유권자들을 설득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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