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행, 이르면 설 전에 행장 결정…"과열 양상 우려"
"상업·한일 긴장 관계 해소할 수 있는 인물에 중점"
(서울=연합뉴스) 박의래 기자 = 우리은행이 차기 행장 후보자 공모를 마감하면서 행장 선임에 속도를 내고 있다.
12일 우리은행에 따르면 지난 11일 마감한 우리은행 행장 후보자 공모에는 이광구 우리은행장을 비롯해 11명의 전·현직 부행장 및 계열사 사장 등이 후보로 등록했다.
우리은행 과점주주들이 추천한 사외이사로 구성된 임원추천위원회(임추위)는 이날 공모에 응한 후보자들을 외부 서치펌(헤드헌팅업체)에 의뢰해 평판 조회에 들어간다.
조회 결과가 나오면 다음 주 중 임추위를 열고 조회 결과를 바탕으로 인터뷰를 진행할 압축 후보군을 선정한다.
이어 면접을 거쳐 이르면 설 전에 차기 행장 내정자를 선정할 계획이다.
임추위에서 선정된 차기 행장 내정자는 3월 주주총회를 거쳐 최종 결정된다.
임추위 관계자는 "조직의 안정을 위해 최대한 빨리 행장 후보를 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우리은행은 이와 함께 행장 자리를 놓고 과열 양상이 우려되면서 임추위는 이에 대한 대응책도 마련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는 이광구 행장과 이동건 영업지원그룹장이 유력하게 경쟁하는 상황이다.
두 사람은 각각 상업은행(이광구 행장)과 한일은행(이동건 그룹장) 출신이라는 점에서 치열한 경쟁이 예고된다.
상업은행과 한일은행이 합병해 생긴 우리은행은 임원급일수록 출신 은행별로 나뉘어 보이지 않는 파벌을 형성하고 있다.
우리은행 내부에서는 이순우 전 행장에 이어 이광구 행장까지 두 번 연속 상업은행 출신이 행장에 오르면서 이번에는 한일은행 출신이 행장에 올라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벌써 상호 비방전도 벌어지고 있다.
이 행장을 지지하는 측에서는 이 그룹장이 '한 일도 없고 건건이 이 행장 발목 잡기만 했다'는 식의 주장을 하고, 이 그룹장 측에서는 '이 행장이 민영화를 위해 단기 성과에만 급급했다'는 주장을 하고 있다.
이 때문에 또 다른 임추위 관계자는 "차기 행장은 상업은행과 한일은행으로 나뉘어 있는 긴장 관계를 해소할 수 있는 인물이어야 하며 면접 때도 이를 심층적으로 물어볼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실제로 행장 선임 과정에서 어떻게 과열되고 있는지 사실관계를 확인하면서 대응하겠다"며 "후유증이 없도록 방법을 찾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현직인 이 행장과 이 그룹장을 제외한 전직 임원 중에서 차기 행장이 나올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과점주주들과 이들이 추천한 사외이사들이 어떤 생각을 가졌는지 알기 어려운 상태여서 쉽게 전망하기 어렵다는 분위기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생각보다 많은 사람이 후보에 뛰어들었다"며 "다들 그냥 지원한 사람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laecorp@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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