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흑인교회 총기난사범에 사형 선고…'증오범죄' 혐의론 처음
"할일 했다" 최후변론…감옥 일기서도 "후회 없다"고 밝혀
(서울=연합뉴스) 김남권 기자 =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 주의 흑인 교회에서 총기를 난사해 흑인 9명을 살해한 혐의로 기소된 백인 딜런 루프(22)에게 사형이 선고됐다.
10일(현지시간) CNN과 AP통신에 따르면 연방 지방법원 배심원단(12명)은 이날 증오범죄 사건의 최후 공판에서 3시간의 숙고 끝에 루프에게 사형 평결을 내렸다.
사건을 맡은 리처드 게르겔 판사는 미국 동부시간으로 11일 오전 9시 30분 루프에게 공식적인 사형 선고를 할 예정이다.
AP통신은 연방 증오범죄로 기소된 피고인 가운데 사형을 선고받은 것은 루프가 처음이라고 설명했다.
루프는 끝까지 잘못을 뉘우치지 않는다는 태도를 고수했다.
그는 최후변론에서 "여전히 해야 할 일을 했다고 느낀다"며 배심원단에게 종신형 평결을 내려달라고 요구할 권리가 있지만 그렇게 하는 게 좋은 일인지 확신이 서지 않는다고 말했다.
검찰은 루프가 감옥에서 쓴 일기를 증거로 내보이며 반성의 기미가 없다는 점에서 사형 선고가 내려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루프는 일기에서 "내가 할 일을 후회하지 않는다"며 "미안하지도 않으며 내가 죽인 무고한 사람들을 위해 눈물 한 방울도 흘리지 않았다"고 썼다.
백인 우월주의에 사로잡힌 루프는 2015년 6월 17일 찰스턴에 있는 '이매뉴얼 아프리칸 감리교회'에서 성경 공부를 하던 이들에게 총기를 난사해 흑인 9명을 살해한 혐의로 사우스캐롤라이나 주 검찰과 연방 검찰에 각각 기소됐다.
CNN은 미국에서 1988년 연방 사형제도가 부활한 이래 재소자 가운데 사형 집행이 이뤄진 사례는 3건이라고 설명했다.
kong7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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