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라 아들·유모 등 조력자 종적 감춰…'송환거부' 행동개시?(종합2보)
국내 취재진 피해 모처로 이동한 듯…개·고양이도 함께 사라져
자진귀국 철회·'송환거부' 움직임과 연관된 듯…사태 장기화 불가피
(올보르<덴마크>=연합뉴스) 고형규 특파원 = 덴마크에 구금된 정유라 씨와 덴마크 올보르시 외곽의 자택에서 함께 생활하던 19개월 된 정 씨의 아들과 유모, 정 씨의 조력자라고 주장하는 남성 2명 등이 10일 갑자기 종적을 감췄다.
연합뉴스 취재진이 이날 오후 올보르시 외곽에 있는 정 씨의 자택을 찾았을 때 자택에는 전날까지 주차돼 있던 폴크스 바겐 밴 차량이 사라졌고, 개와 고양이도 눈에 띄지 않았으며, 집안에서는 아무런 인기척을 찾아볼 수 없었다.
인근 주민들은 이들이 이날 어디론가 떠나갔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정 씨 송환 문제에 정통한 한 소식통은 "정 씨와 함께 머물렀던 사람들이 한국 취재진이 계속 취재에 나서자 프라이버시 침해라며 덴마크 사회복지부에 호소해, 사회복지부에서 이들을 모처로 옮겨간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 소식통은 "덴마크 사법당국에서도 이들이 현재 어디에 머물고 있는지에 대해선 전혀 공개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정 씨의 측근들은 자택을 떠나면서 그동안 정 씨가 돌봐온 개와 고양이들도 함께 데리고 떠난 것으로 알려졌다.
주민들은 "오늘 새벽 이른 시간에 동물을 실어나르는 차가 이 집에 와서 개와 고양이들을 모두 데리고 갔다"고 말했다.
작년 9월 28일부터 정 씨 일행이 머물러온 이 자택에는 정 씨가 체포된 이후 정 씨의 아들과 유모, 정 씨를 도와주는 사람들이라고 주장하는 남성 2명 등이 남아 머물러 왔다.
정 씨 측근들이 이날 모처로 이동, 종적을 감춘 것은 정 씨가 "한국에 가지 않겠다"며 자진 귀국 의사를 철회하고 덴마크 검찰의 강제 송환 결정에 대비해 송환 거부 소송을 준비하는 등 장기전 태세에 들어간 것을 뒤받침하는 또 하나의 증거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덴마크 검찰은 한국 특검으로부터 정 씨 범죄인 인도(송환) 청구서를 공식 접수하고 정 씨 송환 절차에 착수했으며 이르면 오는 30일까지 정 씨의 송환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정 씨는 덴마크 검찰이 송환을 결정할 경우 이에 불복하면 3일 이내에 법원에 이의를 제기할 수 있으며 지방법원, 고등법원에 이어 대법원에 이르기까지 3번에 걸쳐 소송을 벌일 수 있다.
bings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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