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행피해 포천 외국인 근로자 "성폭행·추행도 당했다"
조선족 관리자 횡포…회사에 수차례 알렸으나 '묵살'
(의정부=연합뉴스) 권숙희 기자 = 외국인 근로자를 폭행해 재판에 넘겨진 조선족 남성이 이전부터 피해 여성을 상습적으로 성추행하고 강간까지 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남성은 피해 여성을 마구 때려 다치게 한 혐의로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는데, 이 폭행사건도 성추행하려다가 발생한 것으로 뒤늦게 드러났다.
캄보디아 출신의 근로자 A(28·여)씨는 10일 전 직장의 관리자였던 B(29·중국 동포)씨를 강간 및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등의 혐의로 수사해달라는 내용의 고소장을 법률 대리인을 통해 의정부지검에 냈다.
사건 고소를 담당한 원곡법률사무소 최정규 변호사는 고소장에서 "A씨가 경기도 포천시의 한 식품회사에서 일하면서 2015년 6월 팀장급 직원 B씨로부터 한 차례 성폭행을 당한 사실을 비롯해 5차례에 걸쳐 강제추행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또 "B씨는 A씨의 기숙사에 무단 침입해 범행을 저질렀다"고 덧붙였다.
B씨는 앞서 지난해 9월 13일 공장 기숙사에서 A씨를 무차별 폭행해 다치게 한 혐의로 먼저 기소됐다. A씨는 당시 뇌진탕과 안구 결막 밑 출혈로 33일간이나 치료를 받아야 했다.
이 같은 내용은 지난해 국내에서는 별로 알려지지 않았다가 A씨의 폭행 피해 장면을 촬영한 동영상을 동료가 인터넷에 올리면서 캄보디아 근로자들 사이에서 큰 공분이 일었었다.
이어 캄보디아의 영자매체인 '캄보디아 데일리'가 보도했고, 당시 주한 캄보디아 대사관에서도 처벌을 촉구하고 나섰다.
의정부지검은 B씨를 벌금 200만원형에 약식기소했고, 의정부지법은 B씨를 정식 공판 절차에 회부해 현재 재판이 진행 중이다.
사건은 이렇게 마무리되는 듯했으나, 최 변호사 측이 A씨를 추가로 상담한 결과 B씨의 성폭력에도 시달린 사실이 드러났다. 특히 A씨는 이번 폭행사건도 강제추행을 피하려다가 벌어진 일이라고 뒤늦게 털어놨다.
B씨의 보복이 무섭고, 성폭력 피해 여성이라는 사실이 알려지는 ƈ차 피해'가 두려워 수사기관에서 제대로 진술을 하지 못했다. 그러나 가해자 처벌을 위해 이제야 용기를 내게 됐다고 했다.
B씨는 자신과 A씨가 과거 교제한 사이라며 혐의를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최 변호사는 "피해자가 여러 차례 회사에 도움을 요청했는데도 묵살당했다"면서 "앞으로 추가 수사 절차에서 진실을 밝힐 수 있도록 노력하고 여성 이주 노동자에 대한 안전배려 의무를 다하지 못한 회사의 법적 책임도 물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suk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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