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온·고습에도 안정한 퀀텀닷 실리콘수지 기술 개발
KAIST 연구진 "실리콘수지로 퀀텀닷 보호…가격 저감효과"
(대전=연합뉴스) 이주영 기자 = 국내 연구진이 차세대 디스플레이 발광 소재인 퀀텀닷(quantum dot. 양자점)을 실리콘 기반의 고분자인 실록산 수지(siloxane resin)로 감싸 고온·고습 환경에서도 안정적으로 작동하게 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 신소재공학과 배병수 교수와 김회윤씨(박사과정), 생명화학공학과 이도창 교수 연구팀은 10일 차세대 디스플레이 발광 소재인 퀀텀닷 주위에 실록산 수지를 형성시켜 고온, 고습 환경에서도 안정적으로 작동하도록 보호하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퀀텀닷은 수 나노미터(㎚=10억분의 1m) 크기의 반도체 나노 결정으로 크기 변화에 따라 발광 파장을 쉽게 조절할 수 있고 색 표현 범위가 넓어 초고화질 디스플레이를 구현할 수 있다. 퀀텀닷은 고분자 수지에 분산된 형태로 필름에 코팅되거나 LED 광원에 도포되는 역할을 해 차세대 디스플레이 핵심 소재로 떠오르고 있다.
그러나 퀀텀탓은 우수한 발광특성에도 고온이나 고습 환경에서 쉽게 산화돼 발광특성이 급격히 떨어지는 한계가 있다. 산화를 막으려면 퀀텀닷 필름을 산소나 수분을 차단하는 값비싼 차단(배리어) 필름으로 코팅해야 하므로 가격 경쟁력이 떨어지는 문제가 생긴다.
연구진은 이 연구에서 세라믹이나 유리를 화학물질 반응을 이용해 고온이 아닌 낮은 온도에서 합성하는 '솔-젤 합성공정'으로 퀀텀닷 주위에 실록산 수지가 형성되도록 했다.
퀀텀닷 실록산 수지는 열에 강한 실록산 분자구조 안에 퀀텀닷이 들어있어 실록산 수지가 열과 수분을 동시에 차단하기 때문에 별도 배리어 필름 없이도 성능을 유지할 수 있다.
퀀텀닷 실록산 수지는 실제로 85℃의 고온이나 85%의 고습도 환경 뿐 아니라 강산성과 강염기성의 환경에서도 발광특성이 저하되지 않았고, 고습도 환경에서는 오히려 발광특성이 상승하는 현상이 나타났다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연구진은 퀀텀닷 실록산 수지를 이용하면 별도 차단필름 없이도 안정적인 퀀텀닷 필름을 제작해 가격을 낮출 수 있고 향후 청색 LED 광원에 직접 도포해 퀀텀닷 사용량을 줄이는 동시에 성능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배병수 교수는 "이 연구는 퀀텀닷이 차세대 디스플레이 소재로 나아가는 시점에서 퀀텀닷의 한계를 극복하고 널리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제시했다"며 "현재는 기술의 가능성을 제시한 수준으로 앞으로 국내외 업체들과 협력해 퀀텀닷 신뢰성을 높여 상용화에 주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연구진은 이 연구 결과를 '미국화학회지'(JACS, 12월 21일자)에 발표하고 관련 특허를 국내외에 출원했으며, KAIST 교원창업기업인 ㈜솔잎기술에 이전해 사업화를 추진할 계획이다.
scitec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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