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출구전략 나서나…고개드는 신중론 '과도한 악화 안 돼'
(도쿄=연합뉴스) 김병규 특파원 = 부산의 소녀상 설치에 항의해 나가미네 야스마사(長嶺安政) 주한 일본대사를 일시 귀국 조치한 일본에서 한일 관계가 과도하게 악화돼서는 안된다는 신중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한국 내에서 경색된 정치 상황과 위안부 한일합의에 대한 여론의 반발이 심상치 않아 소녀상 철거가 이뤄지지 않을 가능성이 큰 데다 양국 관계 악화가 장기화하면, 일본으로서도 한일 공조 미비로 북한의 미사일 발사와 관련한 정보 파악이 힘들어질 것이라는 판단을 배경으로 신중론이 나온다.
10일 아사히신문은 북한 대응과 관련한 한국과 일본의 연대가 불가피한 것이어서 비난과 응수로 (한일관계가) 과도하게 악화되는 것을 피하고 싶다는 것이 일본 정부의 속내라고 보도했다.
두 나라의 관계 악화가 길어지면 자민당을 중심으로 추가 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요구가 높아질 가능성이 제기된다.
실제 주한 일본대사 귀국조치와 ཆ억엔을 받았으니 한일합의를 이행하라'는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의 발언 이후 한국 국민은 물론 정치권의 대(對) 일본 감정은 격앙돼 있다.
이런 가운데 일본 정부는 위안부 소녀상 문제로 한일 양국간 대치가 지속되면, 양국 공조 균열로 새해들어서도 지속되는 북한의 추가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 위협에 대한 대처가 쉽지 않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현실적으로 한국 내에서 소녀상 철거가 어렵다면 한일 대북 공조를 위해 '출구전략'을 찾아야 할 처지에 놓인 셈이다.
일본 정부는 자국의 주한 대사 소환 등 초강수에도, 한국 여론이 거세게 반발하고 한국 국민의 대일 감정이 악화하고 있는데 당황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일시 귀국한 나가미네 주한 대사와 면담한 일본 외무성 관계자는 "먼저 원인을 만든 것은 한국인데 한국 정부가 '유감'을 표명했다. 어떻게 해도 (문제 해결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고 외무성의 한 간부는 "출구전략은 아직 그려져 있지 않다"고 설명했다.
산케이신문은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발사할 생각을 표한 것도 있으니 소녀상이 철거되기 전에 (한국으로의) 귀임하는 방안을 포함해 귀임 시기를 판단할 것"이라는 외무성 간부의 말을 전하기도 했다.
아베 총리는 이날 나가미네 대사와 면담을 갖고 대응책을 논의할 계획이다. 11일에는 유럽을 방문하고 돌아오는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외무상이 나가미네 대사와 만날 예정이다.
일본 언론들은 대사가 일본에 머무는 기간이 1주일 안팎, 길면 열흘 정도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지난 2012년 8월 일본 정부가 이명박 대통령의 독도 방문에 대한 항의 표시로 무토 마사토시(武藤正敏) 주한 일본대사이 일시 귀국했을 때는 한국으로 돌아가는데 12일이 걸렸다.
하지만 일본 정부는 표면적으로는 여전히 주한 대사 소환 등의 조치가 정당하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기시다 외무상은 순방지인 아일랜드 더블린에서 현지시간으로 9일 부산 소녀상 설치 항의 표시로 일시 귀국한 주한 대사 등의 한국 복귀 시점에 대해선 아직 "미정"이라고 한국이 소녀상 철거를 포함한 위안부 한일합의를 이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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