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인 보유시총 사상최대 경신…열흘째 '바이 코리아'(종합2보)
'사드 직격탄' 아모레퍼시픽 등 화장품주 집중 매수 눈길
(서울=연합뉴스) 조민정 기자 = 외국인의 한국 주식매수 행진이 예사롭지 않다.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지속 가능성과 달러 강세 둘러싼 우려에도 10일째 한국 주식을 사들이는 '바이 코리아(Buy Korea)' 행진을 이어가면서 코스피의 외국인 보유 시가총액이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다.
1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은 작년 12월 27일부터 이날까지 10거래일 연속 순매수세를 이어가고 있다.
외국인이 유가증권시장에서 보유한 코스피 시가총액 규모도 이날 기준 469조1천834억원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난 5일 기록한 종전 최고치 467조1천192억원을 훌쩍 넘어섰다.
최근 원/달러 환율이 1,200원을 돌파한 상황에서 외국인 매수세가 지속되는 것은 드문 현상이다.
미 달러화가 강세를 보이면 원화 자산에 대한 환차손 위험이 커져 통상적으로 외국인들은 한국 주식 팔자에 나선다.
전문가들은 신흥국 자금 유출 우려가 점차 완화되는 상황에서 한국 증시의 저평가 매력이 부각된 게 외국인들이 한국 주식을 사들이는 이유라고 분석했다.
또 미국 금리 인상 이후 채권 금리 상승으로 채권에 집중된 자금이 증시로 돌아오고 있는 것도 또 다른 외국인 매수세의 원인으로 지목됐다.
이영곤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국내 증시가 선진국 등 글로벌 증시와 비교해 많이 오르지 않은 상태여서 투자 매력이 높은 상태"라며 "글로벌 자금이 채권에서 증시로 이동하고 있어 자금 유동성도 풍부하다"고 말했다.
외국인들은 지난 9일간 순매수 기간에 반도체 호황에 힘입어 작년 4분기 깜짝실적을 낸 뒤 사상 최고가를 연일 경신하는 삼성전자를 대거 사들였다.
외국인들은 삼성전자를 지난달 27일부터 이날까지 27일(-15억원), 5일(-807억원)을 제외한 8거래일에 걸쳐 2천769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특히 깜짝실적을 발표한 지난 6일 456억원어치와 다음 거래일인 9일 1천646억원어치를 각각 매집했다.
외국인 자금은 또 10일간 순매수 기간에 현대차[005380](1천516억원), SK텔레콤[017670](723억원), KB금융[105560](717억원)에도 몰렸다.
하지만 외국인들은 SK하이닉스(-422억원), 한미약품(-334억원), 현대위아(-296억원), 유한양행(-252억원) 등은 내다 팔았다.
삼성전자 외에 외국인들이 특별히 관심을 보이는 종목들은 최근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리스크로 연일 약세를 보이는 화장품 관련기업들이었다.
외국인은 지난 3일 이후 6거래일 연속 아모레G[002790], 아모레퍼시픽 주식을 사들였다.
5일간 외국인이 사들인 아모레G, 아모레퍼시픽 주식은 651억원, 379억원어치에 달한다.
같은 기간 LG생활건강[051900] 주식도 295억원어치 순매수했다.
이영곤 연구원은 "화장품주가 최근 계속해서 하락하자 외국인들은 꾸준하게 이들 주식을 매수하고 있다"며 "매수세는 화장품 관련 대형주를 중심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chomj@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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