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벌들의 역사
사람으로 산다는 것·나는 그녀를 사랑했네
(서울=연합뉴스) 김계연 기자 = ▲ 벌들의 역사 = 재작년 북유럽을 중심으로 화제를 모은 노르웨이 작가 마야 룬데(42)의 장편소설. 작가는 벌이 멸종한 세계에 대한 상상에서 시작해 인류의 어두운 미래를 내다본다.
양봉업의 과거·현재·미래를 대표하는 세 인물이 화자로 등장해 벌들의 역사를 재구성한다. 양봉업 초창기인 1852년 영국의 동물학자 윌리엄, 벌들이 서서히 사라지기 시작하는 2007년 미국의 양봉업자 조지, 벌이 완전히 사라진 2098년 중국에서 인공 수분(受粉) 일을 하는 여성노동자 타오. 셋의 삶은 모두 자녀에게 최선의 환경을 물려주려 한다는 점에서 꿀벌의 생태와도 비슷하다.
이들의 삶을 통해 복원된 벌의 역사는 꿀벌을 길들이려는 인류의 도전이 어떤 결과를 낳았는지 보여주며 인간과 자연의 관계에 질문을 던진다. 작가는 한국어판 서문에 "벌과 곤충은 우리 삶의 터전인 지구의 건강을 측정할 수 있는 온도계와도 같다"며 "이 소설은 꿀벌에 관한 이야기지만, 우리 인간에 관한 이야기이기도 하다"고 썼다.
현대문학. 손화수 옮김. 608쪽. 1만6천원.
▲ 사람으로 산다는 것 = 스웨덴을 대표하는 작가 헤닝 만켈(1948∼2015)이 타계하기 직전 남긴 에세이.
범죄소설 '발란더 시리즈'로 유명한 만켈은 모잠비크에 극단을 세우고 아프리카의 부조리한 현실을 세상에 알리는 연극연출가로서의 삶도 살았다. 핵무기와 원자력 발전에 반대하는 목소리를 적극적으로 내기도 했다. 인간적인 삶은 무엇이고 우리는 어떤 사회를 함께 만들어갈 것인가. 작가는 2014년 1월 암 선고를 받고 나서 자신이 평생 고민한 문제들에 대한 답변을 정리한다.
"우리를 인간으로 만들어주는 것은 자신에게 물음을 던지는 능력이다. 그렇게 보면 별이 빛나는 밤하늘은 우리 자신의 얼굴을 들여다보는 거울이기도 하다. 나는 질문으로 가득할 때 내 얼굴이 가장 진실하다고 생각한다."
뮤진트리. 이수연 옮김. 460쪽. 2만2천원.
▲ 나는 그녀를 사랑했네 = 프랑스의 베스트셀러 작가 안나 가발다(47)가 2002년에 발표한 첫 장편소설. 사랑 앞에 좌절하는 세 남녀의 이야기다.
남편에게 버림받은 클로에와 며느리를 위로해주겠다며 찾아온 시아버지 피에르. 좀처럼 어울리지 않는 두 사람의 대화에 등장하는 마틸드는 피에르를 떠나버린 옛 애인이다. 떠나는 사람의 괴로움, 자기 때문에 남이 불행해진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의 괴로움을 생각해보라는 피에르의 말이 클로에의 상처를 치유하는 단초가 된다.
작가는 시아버지와 며느리의 조곤조곤한 대화로 비슷한 아픔을 겪는 독자들의 마음을 어루만진다. 전세계 38개국에 소개된 책으로, 국내에서는 절판됐다가 이번에 재출간됐다.
북로그컴퍼니. 이세욱 옮김. 228쪽. 1만3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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