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 中企·자영업자 위한 설 자금 42조 투입…역대 최대
내달 중순까지 신규대출 15조원·만기연장 27조원 편성
(서울=연합뉴스) 송광호 박의래 기자 = 시중은행들이 설 명절을 맞아 일시적으로 자금 부족을 겪는 자영업자와 중소기업을 위해 역대 최대 규모의 운영자금을 지원한다.
경기 침체로 자영업자와 중소기업인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내수 활성화를 위해 팔을 걷어붙인 것이다.10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민·신한·우리·하나·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은 내달 중순까지 총 42조원 규모의 설 특별자금을 편성해 자영업자와 중소기업 등을 지원한다.
신규대출이 15조원, 만기연장이 27조원이다. 이는 작년 설보다 7조원, 추석보다는 3조원 많은 것으로, 역대 최대 규모다.
이전까지는 작년 추석이 가장 많았다.
시중은행들이 자금 지원에 나서는 건 경기 침체로 어려움을 겪는 자영업자와 중소업체가 많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작년 9월 말 현재 자영업자의 소득대비 가계대출 비율(LTI)은 345.8%로 2015년 말(328.2%)과 비교하면 9개월 사이 17.6%포인트 급등했다. 수입은 제자리인데 갚아야 할 빚이 늘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게다가 부실 중소기업이 금융위기 이후 최대로 늘어나는 등 중소기업의 어려움도 가중되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조류 인플루엔자(AI)가 창궐해 중소업체와 소상공인의 마음을 할퀴고 있다.
반면 서민 생활과 밀접한 생활물가는 더 크게 뛰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 이후 라면, 콜라, 맥주 등의 가격이 5~10% 올랐고, 소면·시리얼·건전지·빙과·과자 등 등도 최근 6개월 사이 20~30% 뛴 상태다.
유가도 급등하는 추세다. 올해들어 서울 지역 주유소의 휘발유 평균 가격은 1년 4개월 만에 ℓ당 1천600원을 돌파했다.
곳간은 비어가는 데 돈 쓸 곳은 점점 늘어나는 셈이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미국의 금리 인상 등 글로벌 경제 리스크의 영향과 위축된 국내 내수 활성화를 위해 예년보다 3조원 더 확대 편성했다"고 말했다.
은행별로는 신한은행이 모두 12조원을 편성해 시중은행 중 지원액이 가장 많다.
신규대출은 4조원, 만기연장은 8조원이다. 업체당 10억원 이내로 지원한다.
신규와 만기연장 시 대출금리는 최고 1.2%포인트의 우대금리를 제공한다.
KB국민은행은 신규대출에 3조원을, 기한연장에는 6조원을 편성했다. 최대 1.0%포인트의 우대금리를 준다.
우리은행[000030]도 9조원을 한도로 신규대출 3조원, 만기연장 6조원을 지원한다.
KEB하나은행도 모두 9조원을 편성했다. 신규대출은 3조원 기한연장은 6조원 규모다. 최대 1.2%포인트의 우대금리를 제공한다.
농협은행은 신규대출 2조원 만기연장 1조원 등 모두 3조원을 지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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