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유망주> ⑨ "우리는 모두 金씨" 컬링 金 꿈꾸는 경북체육회
가족팀 오해도…동네 친구로 출발한 끈끈한 팀워크 자랑
"소치올림픽 놓친 아쉬움, 평창 메달로 설욕하겠다"
(서울=연합뉴스) 최인영 기자 = 컬링 여자 국가대표팀인 경북체육회 선수들은 모두 김 씨다.
스킵(주장) 김은정(27)을 비롯해 김영미(26), 김선영(24), 김경애(23), 김초희(21)까지 모두 김 씨여서 외국에서는 간단히 '팀 킴'(TEAM KIM)으로 불린다.
여기에 김민정(36) 코치와 선수단장을 맡는 김경두(61) 월드컬링투어(WCT)·컬링챔피언십투어(CCT) 한국 오퍼레이터(책임자)까지 모이면 "아버지와 딸 여섯이 모두 컬링을 하느냐"는 질문 공세를 받게 된다.
보통은 스킵의 이름이 팀 이름이 되지만, 경북체육회는 '팀 킴'이라는 애칭을 무척 좋아한다.
하도 구분하기 어려워하는 외국인들이 많아서 선수들 각자가 애칭을 정했다.
애니(김은정), 스테이크(김경애), 써니(김선영), 팬케이크(김영미), 쵸쵸(김초희). 'MJ' 김민정 코치는 "그날 아침에 먹은 음식으로 이름을 지었다. 이 이름으로 부르는 외국 선수들도 많다"며 재밌어했다.
이처럼 경북체육회는 화기애애한 가족 분위기를 자랑한다.
팀 결성부터 끈끈했다.
지난 2006년 경북 의성에 지어진 한국 유일의 컬링 전용 경기장 의성컬링센터를 중심으로 경북체육회 여자팀이 생겨났다.
김은정과 김영미는 고등학교 때, 김선영과 김경애는 중학교 때 방과 후 교실로 의성컬링센터에서 함께 컬링을 함께 한 친구 사이다. 김영미와 김경애는 실제 자매이기도 하다.
졸업 후 경북체육회 실업팀 소속으로 본격 컬링 선수 생활을 하던 이들은 경기도에서 촉망받는 고등부 컬링 선수였던 김초희를 2015년 영입하면서 지금의 팀을 완성했다.
2015년까지 이 팀에서 선수로 뛰던 김민정 코치는 일찍이 캐나다에서 컬링 유학을 한 '대한민국 컬링 1세대'이자 든든한 맏언니다.
컬링은 경기 중 끊임없이 팀원들과 소통하며 작전을 짜고 협동해야 하므로 팀워크가 매우 중요한 종목이다.
경북체육회의 남다른 소속감과 팀워크는 각종 대회 우승으로 이어졌다.
경북체육회 여자팀은 지난해 전국동계체전, 회장배, 경북도지사배, 신세계이마트전국대회 등 국내 대회에서 우승을 휩쓸었다.
지난해 11월 아시아태평양선수권대회에서 우승하며 단 1장 남았던 세계선수권대회 출전권을 따내는 등 국제대회에서도 두각을 드러냈다.
북미투어인 WCT, 유럽투어인 CCT 등 투어 대회에서도 인정을 받고 있다.
경북체육회는 2015-2016시즌 세계 1∼15위 팀만 출전하는 그랜드슬램 7개 대회 모두 초청받은 유일한 아시아 팀이기도 하다.
현재 목표는 당연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 메달이다.
2014년 소치 동계올림픽 때 한국 여자대표팀은 '컬스데이'라 불리며 관심을 끌었다. 그때의 대표팀은 경북체육회가 아닌 경기도청이었다.
김 코치는 "경기도청에 진 적이 없었는데, 당시 국가대표 선발전 결승에서 딱 한 번 지는 바람에 올림픽 출전권을 내줬다"며 쓰라린 기억을 떠올렸다.
그는 "그때는 화도 났었지만, 우리는 경험이 더 필요했다"며 "당시 패배가 더욱 세계적인 팀으로 성장하기 위한 발판이 된 것 같다"며 긍정적으로 생각했다.
김 코치는 "우리나라에서 열리는 올림픽에서 챔피언이 될 수 있다는 것, 그 이상의 동기부여는 없다"며 "좋은 성적으로 한국의 컬링 대중화에도 기여하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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